본문 바로가기
여행&맛집

통영 광도천 수국꽃길(2022.04): 수국, 벚꽃, 숨겨진 명소, 딸기

by AOC 2022. 4. 27.
반응형

거제도의 장승포 해안도로와 삼성하이츠빌라에서 본 벚꽃만으로도 올해 벚꽃 구경은 다 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에는 끝이 없다.

 

숙소는 통영 금호마리나리조트. 작년 통영에 왔을 때 눈여겨봤던 벚꽃길이 있었다. 숙소에 가기 전에 들러야만 지난 몇 개월간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을 것 같았다.

 

거제도 삼성하이츠빌라에서 출발할 때부터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후에 거제에서 통영으로 가려면 해를 안고 가야 한다. 흐린 하늘 덕분에 운전이 수월했다.

 

 

 

 

눈여겨봤던 통영의 벚꽃길은 바로 「광도천 수국꽃길」이었다. 수국을 보러 두 번이나 왔던 곳이다.

 

수국을 보러 작년에 왔을 때였다. 길을 따라 수국 위에 드리워진 나무가 문득 궁금해졌다. 살펴보니 이게 웬일. 전부 벚나무였다. 나무들의 키나 둘레를 보았을 때 꽤 오래전에 식재된 듯했다. 수국에만 정신이 팔리는 바람에 여기야말로 숨겨진 벚꽃 명소임을 뒤늦게 깨달은 셈이다. 그러고 보니 통영 벚꽃을 검색해도 광도천 벚꽃은 잘 검색되지 않는다.

 

작년에는 없었던 길 안내도가 새로 생겼다. 작년까지 「광도빛길」이라고 불렸는데 「광도천 수국꽃길」로 개명된 듯했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당연히 낫지만 지도의 시인성은 참…. 담당자가 거제도 옥화마을의 안내도를 참고했으면 좋겠다.

2022.04.20 - [여행&맛집] - 거제도 옥화마을(2022.04): 스타일리쉬, 관광마을의 정석, 해상데크

 

지도에 의하면 광도천 수국꽃길의 총 길이는 4.1KM,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0분이다. 다음 기회에 일주해 볼 생각이다.

 

출발지는 「신세계운전전문학원 인근 광도천 덕포교」라고 되어 있다. 여기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해도 되지만 때에 따라 광도천 건너편 도로 쪽의 덕포교로 안내받을 수도 있다. 여러 번 와 본 사람이라면 상관없지만 초행자라면 당황할 수 있다.

 

 

 

 

덕포교 대신 「카페 드몰른」을 찾아가는 게 더 확실한 방법이다. 그림에서 하늘색으로 표시된 도로 옆에 주차하면 된다. 카페(드몰른) 앞에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카페 비이용객의 주차 가능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로 옆 주차가 내키지 않는다면?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하고 카페 주차장에 주차하면 될 듯.

 

 

 

 

출발점에서 바라본 광도천 수국꽃길

 

방문객들이 있었지만 번잡하지 않고 한가로웠다. 벚나무들도 비교적 밀집하여 식재되어서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출발점의 붉은 우체통과 나무 벤치는 작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수량(水量)이 부족하여 군데군데 바닥을 드러낸 광도천의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광도천 수국꽃길 산책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과 부대끼는 스트레스 없이 벚꽃을 감상할 수 있어서 대만족! 산책로가 회색 시멘트인 점은 여전히 아쉬웠다. 시멘트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느낌의 아스팔트로 산책로를 포장하면 좋을 것 같다. 수국의 대표 색상인 청색·보라색을 가미하면 금상첨화!

 

 

 

 

산책로 중간에 딸기판매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호기심에 산책로에서 잠시 이탈하여 딸기농원에 들어가 보았다. 주인 내외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딸기를 상자에 담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오늘 하루 강행군에 갈증이 느껴지던 차였다. 딸기를 조금만 살 수 있는지 물어보니 그러시라는 여주인의 상냥한 대답이 돌아왔다. 구매한 딸기 몇 개를 그 자리에서 베어 물었다. 딸기의 새콤달콤한 과즙 덕분에 갈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딸기농원을 나서서 산책 재개. 어느새 인적이 뚝 끊겨 버렸다. 「숨겨진 벚꽃명소」라는 타이틀은 이런 곳에 붙여야 제격인 것이다. 숨겨진 벚꽃명소 거제도 명동마을의 쓰라린 기억이…. 개천 위에 벚꽃이 하얗게 떨어져 있었다. 거제도 삼성하이츠빌라의 길가에 쌓인 벚꽃은 참 보기 좋았는데 물 위에 둥둥 뜬 벚꽃은 지저분해 보였다.

 

 

 

 

벚나무 아래의 관목들은 이 길의 주인공인 「수국」이다. 지금이야 헐벗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여름이 되면 특유의 화려한 색상으로 뭇 관광객들의 관심을 독차지할 예정임.

 

 

 

 

4.1KM를 완주할 생각도 시간도 없었다. 딸기농장에서 10여 분 더 나아가다가 출발점으로 되돌아갔다. 출발점에 있던 십여 명의 관광객도 이젠 보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곳이 바로 「숨겨진 벚꽃명소」다. 산책로의 벚나무·수국 건너편은 작년까지만 해도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형태를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수국을 심을 것 같은데 두고 볼 일이다.

 

 

 

 

🔊🔊🔊

1.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벚나무 단풍

2. 숨겨진 벚꽃명소의 대표적 케이스

3. 딸기, 맛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