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포 마을은 장등산과 동산 사이의 골짜기에 있다. 이 마을에서는 옥포항의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마주 보인다.
이 마을에 동백나무로 둘러싸인 유채꽃밭이 있다는 블로그를 보았다. 동백과 유채꽃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니 이야말로 일거양득.
문제는, 유채꽃밭의 위치와 경로를 정확히 묘사한 블로그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팔랑포 마을은 여행계획에 없었다. 그러나 팔랑포 마을이 옥포대첩 기념공원에 인접해 있으므로 잠시 들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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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포 마을로 들어가는 팔랑포2길은 옥포대첩로(왕복 4차선)와 접한다.
팔랑포2길은 경사가 급한 왕복 2차로다. 앞에 보이는 옥포만으로 뛰어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도로 상태가 꽤 양호하다고 생각했는데 2018년에 착공하여 2020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공사 전에는 차량 통행이 곤란할 정도로 도로의 폭이 협소하고 노면 상태가 불량했다고 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방파제 중 왼쪽 것은 팔랑포 방파제, 오른쪽 것은 느태 방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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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는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구획 실선의 색이 진하고 말끔했다. 마을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블로그에서 본 유채꽃밭은 보이지 않았다. 일단 주위를 둘러보기 위해, 주차장에서 옥포만을 끼고 시멘트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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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중간에서 돌아본 팔랑포 마을
건너편 큰 바위 위에 정자가 있다. 마을 진입로 아래에는 100여 미터의 해변이 있는데 자갈로 덮여 있다. 진입로에서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이지 않았다. 팔랑포 마을의 해변 때문에 관광객들이 올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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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길은 그리 길지 않았다. 산등성이를 끼고 돌자 남파랑길과 연결된 계단이 있었다.
남파랑길을 따라 걸으면 옥포대첩 기념공원과 김영삼 대통령 생가로 이어진다.
계단 앞 작은 공터에서는 옥포만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펼쳐져 보인다.
바닷가 주민들에게는 일상적인 광경이겠지만 도시인에게는 뭔가 심금을 울리는 풍경이었다.
공터 앞바다에는 작은 배 한 척이 두 가닥 줄에 매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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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점으로 돌아간 후 마을 안쪽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올랐다.
비탈 중간에 이르렀는데도 유채꽃은커녕 노란색 벽화조차 보이지 않았다.
비탈길 위에서 내려오는 두 남자에게 유채꽃밭을 물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눈치였다.
잠시 후 한 남자가 기억났다는 듯이, 올해에는 유채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다고 알려주었다.
철저한 사전 조사 없이 무작정 왔다가 시간을 낭비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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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포 마을에서 옥포대첩 기념공원 간의 지도상 직선거리는 500여 미터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약 3KM를 돌아가야 한다.
플래카드에, 주차 가능 시간이 09시부터 17시 30분까지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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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입구에 매표소 비슷한 건물이 있지만 주차비는 무료다.
공원 입구 주변에는 정자와 화장실이 있다.
입구 주차장에서도 옥포 앞바다가 잘 보여서 정자에 굳이 올라갈 이유가 없었다.
화장실 관리 상태는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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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옥포대첩 기념공원 사당(祠堂)이고, 오른쪽은 기념관이다.
기념관 뒤쪽 나무들 위로 비쭉 솟아난 것은 옥포대첩 기념탑이다.
이곳에 온 목적은 옥포대첩 기념탑 주변의 동백나무들을 보러 온 것인데, 기념탑이 저토록 높은 곳에 있을 거라곤 예상치 못했다. 올라갈까 말까 고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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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탑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의 옥포대첩 안내문
옥포선창에 정박 중인 적선 50여 척 중 26척을 격파한 것이 옥포대첩의 전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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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탑 진입로 초입에 관람시간과 관람준수사항이 적혀 있다.
관람시간은 9시부터 17시까지다. 옥포루 및 기념탑에서의 가무(歌舞)를 삼가 달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몇백 년 전 옥포해전 승리의 기쁨에 도취하여 소리 높여 노래 부르고 흥겨운 춤을 추는 사람이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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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 초입에는 유아숲 체험원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유아숲은 아이들의 숲 체험과 자연 학습을 위한 공간이며 명칭은 「옥포 아이드림」이다.
안내도에 따르면 현 위치에서 기념탑·옥포루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다. 게다가 기념탑·옥포루까지는 오르막의 연속. 걸어서 다녀올 엄두가 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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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위해 사진을 정리하다가 뒤늦게 발견한 플래카드
옥포루의 주차 가능 시간이 9시부터 17시까지라고 적혀 있다. 응?
기념탑·옥포루까지 차량으로 갈 수 있었던 건가?
확인해 보니 차량 운행이 가능했다. OTL
진입로 초입의 좁은 도로 폭을 보고 차량 운행이 불가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던 내 불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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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소득이 전혀 없는 건 아니었다.
기념관 앞 광장 아래는 주차장이다. 이곳 경사지의 겹동백나무들의 동백꽃이 자못 볼 만했다.
꽃의 반은 피어 있고 나머지 반은 떨어졌는데, 떨어진 동백꽃들이 잔디밭을 붉게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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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한 동백나무도 훌륭하지만, 낙화가 진행된 동백나무 주변의 정취도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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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주차장 맞은편의 풍경은 대략 이와 같았다.
🔊🔊🔊
1. 팔랑포 마을의 유채꽃 구경은 실패
2. 기념탑과 옥포루까지 차량 운행 가능
3. 철저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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