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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유리창으로 쏟아져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옆좌석에 나란히 앉은 아빠와 여자아이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말한다. 「아빠. 나, 책 다 읽었어」
아빠는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럼 어떤 내용인지 아빠에게 말해볼래?」
여자아이는 우쭐대며 재잘거린다.
무릎에 잡지를 펼쳐 놓고 소파에 파묻혀 깊이 잠든 노신사
따뜻한 실내, 아늑한 소파, 나른한 오후.
노신사의 흥겨운 코골이가 규칙적으로 울려퍼진다.
뒷쪽의 엄마와 중학생 아들
커피를 마시며 여성잡지를 이리저리 들쳐보는 엄마.
뚱한 얼굴로 수학문제를 푸는 아들.
엄마가 답을 불러주자 아들은 입을 삐죽 내민 채 채점한다.
젊은 엄마와 걸음마를 갓 시작한 아이
꺅꺅거리며 신나게 뛰노는 아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
홈인테리어 잡지를 고상하게 읽고 있는 중년 부인
맘에 드는 사진이 있는 듯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샤락. 찰칵. 샤락. 찰칵. 샤락. 찰칵. 샤락. 찰칵.
책장 넘기는 소리와 셔터 사운드의 앙상블.
아늑함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이곳은 바로 도서관
자유(自由)는 사라지고 방종(放縱)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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