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대학교 식물원을 관람하기 전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을 지도에서 찾아보았다.
신구대학교 가는 길목에 대왕저수지가 있어서 "대왕저수지 맛집"을 검색했다.
「한소반 쭈꾸미」, 「디안 만두전골」, 「사랑이네 연탄불 생선구이」. 이렇게 세 곳이 대왕저수지의 대표 맛집이었다.
셋 중에서도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한소반 쭈꾸미」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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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도 웨이팅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라고 해서, 오픈 시각은 11시이지만 10시 40분에 도착.
이게 웬걸? 나보다 먼저 온 손님들이 여러 팀이었다. 식당 앞마당 벤치에 앉아 있거나 식당 앞 공터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주차장은 넓지만 비포장이다. 오픈 시각인 11시가 가까워질수록 주차장의 빈자리가 급속히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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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저수지 인근의 벚꽃은 한창이었다. 하얗게 몽글몽글 피어난 벚꽃은 한 해 이즈음 단 며칠 동안만 허락되는 봄의 쇼 타임. 벚나무 줄기는 그리 두텁지 않았지만 키가 크고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져서 벚꽃이 자못 볼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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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표가 없다는 것은 불합리해 보였다. 11시 바로 직전에 와서 식당 입구를 기웃거리다가 식당 오픈 시간이 되자 제일 먼저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참 전에 와서 기다린 손님들 입장에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건의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다시 갈 일이 없을 듯하여 그만두었음.
입장 순번이 약간 밀리긴 했지만 식당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손님들이 식당 안으로 꾸역꾸역 밀려 들어오고 있었다. 이럴 때 메뉴를 한가롭게 보고 있으면 주문 순번도 엄청 밀리기 마련. 미리 생각해 두었던 메뉴를 바로 주문했다: 주꾸미 세트, 도토리 전, 도토리 묵사발, 왕새우튀김.
식당 인테리어는 여느 식당의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벽면이 대형 유리창이어서 채광이 잘 됐다. 천장과 벽면 모두 깔끔하고 깨끗했다. 칠을 새로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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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빨리 한 덕분에 식당에 가득한 손님들 중 두 번째로 음식을 받았다. 음식은 사람이 아닌 서빙 로봇이 했는데, 서빙 로봇을 처음 본 듯한 손님들이 꽤 있었다. 서빙 로봇이 내 테이블로 다가오자 "오~"하며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묘한 우월감이 들었음.
반찬은 무생채와 콩나물 두 개가 전부였음. 주꾸미 세트에 국룰처럼 딸려 나오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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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새우튀김. 4마리에 9000원, 8마리에 17000원이다. 새우가 큼직해서 먹을 만했다. 살짝 뜨끈할 정도로 튀겨져 나왔고, 튀김이 살짝 딱딱했지만 트집잡을 만큼은 아니었다. 제공된 타르타르소스에 찍어 먹으니 핵꿀맛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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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세트에 포함된 샐러드. 샐러드만 별도로 주문할 수 있다. 채소를 너무 큼직하니 성의 없게 잘라 놓은 것 아닌가 생각했지만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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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다녀간 사람 대다수가 「한소반 주꾸미」에 가면 꼭 먹어야 한다고 강력 추천한 도토리 전. 9천 원이다. 오징어가 들어간 전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데, 여기 도토리 전에 오징어가 들어 있을 거라고는 1도 예상하지 못했다.
전은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서 바삭바삭한 크래커를 씹는 느낌이었다. 오징어를 피해 먹다 보니 가장자리만 먹어서 바삭한 식감이 더 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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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볶음. 1인분에 13,000원. 고추장 베이스의 직화구이 방식으로 조리돼서 소위 "불맛"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주꾸미 양은 인색하지 않았고, 넉넉히 들어간 양배추에도 불 향이 진득하게 배어들어서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다소 매운 편이라 맵찔이들에게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정도로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을 내기는 어려운 법인데…. 당연한 의문이 따라붙었지만, 잠시 옆으로 미뤄두었다.
하얀 쌀밥에 주꾸미볶음을 덜어 넣고 휘휘 비벼서 먹으니 점심 한 끼로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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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사발. 6,000원. 새콤한 육수에 도토리묵과 다양한 채소들이 들어갔고 그 위에 살얼음이 놓여 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 그대로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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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서 창문을 통해 내다보이는 대왕저수지. 저수지가 2차선 도로 건너편에 있고 도로에는 가로수가 있어서 저수지 view가 썩 좋진 않다. 식당은 이미 만석이었고, 내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주문 음식을 받지 못한 테이블이 반이 넘었지만, 주차장으로 차들이 계속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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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계산을 마치고 음료 무료쿠폰을 받았다. 음료 종류는 커피와 아이스티였는데, 아이스티를 받아서 식당 앞 벤치에 앉아 봄바람을 만끽했다.
자전거 동호회원 10여 명이 주차장으로 줄지어 들어왔다. 근처에 자전거 라이딩하기에 좋은 코스가 있나 보다.
식사 후 두어 시간이 지나니 조미료 맛이 느껴졌다. 그럼 그렇지. 조미료를 넣지 않고 그 정도의 감칠맛을 내는 건 쉽지 않다고 본다.
🔊🔊🔊
1. 대왕저수지 맛집 중 하나
2. 훌륭한 가성비
3. 대기 시스템은 보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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