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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거제도 리베라 호텔(2022.04): 역변, 인연의 종결

by AOC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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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억만 있었던 곳이다.

 

2015년 겨울 이곳에 처음 숙박했을 때 한두 가지 사소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매우 만족했었다.

 

2016.07.10 - [여행&맛집] - 거제 리베라 호텔(2015.06): Hot했던 Ocean View

 

그 이후 숙박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에 이번 여행의 숙소로 리베라 호텔을 정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물론, 「소노캄 거제」도 염두에 뒀었지만 워낙 붐비는 곳이라 비교적 한적한 리베라 호텔로 마음이 기울었다.

 

 

좋은 느낌으로 찾아갔지만, 역변」한 리베라 호텔에서 실망스러운 1박을 보냈다.

 

 

 

 

▲ 예전에 이곳에서 숙박했을 때 가장 좋았던 곳은 「카멜리아 스파」 사우나였다.

 

고급스러운 실내, 깔끔한 시설 관리, 한적하고 여유로운 탕.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서둘러 사우나로 향했다. 사우나 프런트에는 아무도 없었다. 탕 내 점검 중이라고 하기에 잠시 기다렸다.

 

10여 분 후에 아주머니가 여탕에서 나오셨다. 프런트 직원인 듯한데 몹시 피곤하고 짜증스러운 표정이었다.

 

입장료를 결제하자 아주머니가 수건 두 장을 건네주었다.

 

여탕에는 수건을 비치하지 않고 수건을 지급하는 곳을 본 적은 있지만, 남탕에도 수건을 비치하지 않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수건을 무단으로 반출하면 「1만 장」 보상 책임을 묻고 형사고발 조치를 하겠다는 경고문이 보였다.

 

수건 도둑이 기승을 부렸던 건가? 그래서 수건을 나눠주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호텔인데?

 

탈의실은 기억 속 깔끔했던 모습 대신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지난번 방문 이후 시간이 흘렀으니 이해할 만한 사항이었다. 온천탕의 시설에서도 노후화된 느낌이 물씬 풍겼다.

 

이날 따라 입욕 손님이 어찌나 많은지 조용히 사우나를 즐기고 싶었던 소망이 산산이 부서졌다.

 

특히 너덧 명의 대학생이 어찌나 웃고 떠들던지, 예전 기억 속의 아담했던 온천탕이 비좁게만 느껴졌다.

 

1시간도 안 돼서 사우나를 마쳐야만 했다. 수건 두 장은 영 불편했다.

 

 

 

 

▲ 석식을 위해 레스토랑 「오션테라스」로 이동.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기대했는데 갈비탕을 제외하고 전부 다 해물 요리였다.

 

비빔밥, 된장찌개, 해물뚝배기처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의 부재가 아쉬웠다.

 

갈비탕과 도다리쑥국을 주문.

 

 

 

 

▲ 손님은 전무(全無)한 상태. 여직원 한 명이 서빙과 계산을 담당했다.

 

식당 인테리어는 지방 소도시 호텔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다.

 

이 식당에서 조식과 석식이 모두 이루어진다.

 

 

 

 

▲ 갈비탕

 

거제도에서 나름대로 이름 있는 호텔인데 갈비탕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하고 생각했다.

 

국물의 간은 괜찮았는데 갈빗대의 고기가 너무 질기고 뼈에 찰싹 달라붙어서 편히 씹을 수가 없었다.

 

반찬은 무난했지만 호텔 식당임을 생각하면 비주얼과 가짓수가 빈약한 건 사실.

 

 

 

 

▲ 도다리쑥국. 방송매체나 인터넷에서 도다리쑥국을 보긴 했지만 실제로 먹는 건 처음이었다.

 

원래 이런 맛인 건지 아니면 독특한 향신료가 들어가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개인적인 취향에 매우 좌우될 듯한 향과 맛이었다.

 

반도 먹지 못하고 retire...

 

거제 리베라 호텔에서의 첫 석식은 「대실패」였다.

 

 

 

 

객실 또한 만만치 않았다.

 

TV 브랜드는 레어템이라고도 할 수 있을 「대우 루컴즈」였는데, 전원을 켜면 반응속도가 약 10초에 달했다. Slow Life?

 

가장 큰 문제는 난방과 환기였다.

 

객실 타입이 「Beach Deluxe 비치 디럭스」였는데 바닥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 객실이었다.

 

그것 자체는 괜찮았지만 객실 위의 환풍구가 말썽이었다.

 

자기 전에는 분명히 환풍구에서 온풍이 나왔는데, 새벽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깨어보니 환풍구에서 냉풍이 나오는 것이었다.

 

바닥 난방이 되지 않아 가뜩이나 서늘했는데 찬 바람까지 나오니 숙면을 취할 수가 없었다.

 

자고 일어나니 온몸이 뻐근했다. 샤워로 몸을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면대와 샤워실의 하수구가 막혔는지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욕실에는 수건걸이가 없어서 멘붕.

 

숙박 당일에 진작 알았더라면 객실 교체를 요구했겠지만, 다음 날 아침에 알았으니 도리가 없었다.

 

 

 

 

▲ 조식을 빨리 먹고 체크아웃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았다.

 

 

 

 

▲ 어제 석식을 먹은 「오션 테라스」에 재입장. 한식의 해물뚝배기가 어제는 왜 주문 불가였을까?

 

 

 

 

▲ 조식 메뉴들. 「갈비」라는 글자를 보자 어제의 좋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미국식 조식을 주문했다.

 

구성 품목은 샐러드, 오렌지, 파인애플, 토스트, 해쉬브라운, 계란후라이, 베이컨, 소시지, 커피였다.

 

조식은 가급적 한식으로 하고 싶었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아쉬움 반, 우려 반으로 음식을 기다렸다.

 

 

 

 

▲ 우려와는 달리 너무 딱딱하게 구워진 식빵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구성이었다.

 

오렌지랑 파인애플은 전혀 시지 않고 매우 달았다. 계란후라이 두 개는 아침에 먹기에 조금 부담스러웠음. 해쉬브라운은 먹기에 딱 좋았다.

 

 

 

 

▲ 객실에서 바라본 풍경.

 

거제 리베라 호텔의 객실은 오션Ocean 타입과 비치Beach 타입 두 가지다.

 

오션 타입은 대부분 원룸형이다. 간단한 취사시설이 있고 거실과 방이 분리된 객실을 원한다면 비치 타입을 선택해야 한다.

 

비치 타입에서 내려다보이는 백사장은 와현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의 주변 풍광은 뛰어나거나 정돈되어 보이진 않는다.

 

와현 해수욕장 옆의 선착장에서는 외도와 해금강을 오가는 유람선에 탑승할 수 있다.

 

 

 

 

▲ 체크아웃하면서 객실 환풍기의 냉풍에 대해 직원에게 알려주었다.

 

불편을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야간에는 온풍을 끄기 때문에 순환공기가 나오는데 그 바람이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낮에는 덥지만 밤에는 미미하게나마 한기가 느껴지는 4월 초의 거제도. 호텔의 대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아쉽다고 생각했다.

 

거제 리베라 호텔과의 인연은 여기까지. 프런트 직원들은 다들 친절했다.

 

 

 

 

🔊🔊🔊

1. 빈약하고 부실한 석식

2. 객실과 사우나의 역변

3. 거제 리베라 호텔과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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