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전령사의 쌍두마차는 매화와 산수유다.
거제도의 구조라초등학교에 있는 매화나무 네 그루는 매년 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화를 피우는 나무들로 알려져 있다. 이름하여 「춘당매(春堂梅)」.
매년 1월 10일경 꽃망울을 맺어 입춘 전후에 만개하며, 수령(樹齡)은 약 120~15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 구조라초등학교는 학교 기능을 상실한 「폐교(廢校)」다. 별도의 주차장이 없지만, 교내 공터에 주차할 수 있다.
늦은 오후인데다가 방문객도 없어서 학교 분위기는 을씨년스러웠다.
학교 건물은 지극히 아담했는데 이 작은 건물조차 채울 학생이 없어서 폐교되었다니 쓸쓸한 기분이었다.
학교가 바라보는 방향은 서쪽으로 살짝 치우친 남서향. 늦은 오후 운동장에 노을빛이 한가득하였다.
▲ 폐교되었지만 시설 관리는 어딘가에서 꾸준히 하는 듯 보였다.
폐교임에도 교사(校舍)는 깔끔했고, 잔디밭 운동장에서는 잡초를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교내 수목은 가지치기가 잘 되어 있었다.
▲ 학교 앞에는 건물들이 있었지만 그 사이로 바다 조망이 가능했다.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교사(校舍) 맞은편에 큰 나무들이 있었는데 수종(樹種)은 알 수 없었다. 벚나무인가 싶었지만 그건 확실히 아니었다.
처음에는 이 나무들이 춘당매인가 싶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 거의 모두가 춘당매를 찾을 텐데 안내판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 교사(校舍) 앞에는 근엄한 표정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서 있었다. 세종대왕 아니면 이순신 장군 동상이 국룰인 때가 있었는데...
동상 아래에는 두 마리의 사자와 거북선이 다 같이 입을 벌린 채 하늘을 쳐다보는 중.
▲ 춘당매를 찾아 교정 이곳저곳을 탐색 중 플라스틱 바리케이드 옆 유채꽃이 잔뜩 피어난 비탈의 초췌한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설마 저게 춘당매?
▲ 예감 적중. 그 나무들 아래 안내판이 있었다. 춘당매는 총 네 그루라고 설명되어 있다.
정문에 춘당매를 가리키는 표지판을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안내판이 정말×2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교정은 진짜 관리가 잘 되어 있는데 정작 춘당매와 그 주변은 살짝 방치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 중북부지방의 매화나무는 4월 초까지 꽃을 피우기도 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
여름이 연상되는 더운 날씨에 춘당매라고 버틸 재간은 없어 보였다. 매화꽃은 단 한 송이도 찾아볼 수 없었고 푸른 잎사귀들만 달려 있었다.
풍채 좋은 매화나무를 기대했는데 나무가 많이 상해 보였고 군데군데 부러진 가지도 있었다.
▲ 노을빛이 이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한층 농밀해졌다. 카페나 펜션을 하기에 좋아 보이는 터이지만, 춘당매와 함께 잘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1. 폐교이지만 관리는 A급
2. 풍채 좋은 매화나무를 기대하진 말 것
3. 춘당매로 유명한 곳인데 춘당매가 잘 보이지 않아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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