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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거제도 외간리 동백나무(2022.04): 기품과 자태 모두 가졌다

by AOC 2022.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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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초가 되면 남해안 일대는 벚꽃으로 하얗게 뒤덮인다.

 

어디 벚꽃이 더 예쁘고 어디 벚꽃이 덜 예쁘다고 말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거제도 벚꽃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거제도의 도로에 식재된 가로수는 벚나무, 수국나무, 동백나무가 대표적이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동백꽃에 어느 한 계절 눈이 심심할 겨를이 없다.

 

몇 년 전 우연히 들렀던 외간리 동백나무. 당시에는 이미 낙화가 완료된 상태였기에 훗날을 기약하며 떠났던 기억이 생생했다.

 

 

화이트오페라하우스의 동백나무들은 대부분 꽃이 떨어진 상태. 불안한 마음 99%와 희망 1%를 가슴에 품고 외간리로 향했다.

 

통영에서 출발하여 거제대교/신거제대교를 건넌 후 우회전하여 접하게 되는 거제도의 서쪽 해안로는 거의 다닌 적이 없는 루트였다.

 

예전에 산방산비원과 산달도에 갈 때 서쪽 해안로를 이용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은 북동 방향 도로를 이용하여 거제시 쪽으로 이동한 후 관광지로 향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산달도에 갈 때 도로 양옆의 동백나무·벚나무 들을 보고 이 나무들이 꽃을 만개했을 때의 장관을 상상한 적이 있었다.

 

사실, 거제도 서쪽 해안로의 벚꽃 절경이 올봄 거제도 여행의 메인 테마이기도 했다.

 

 

 

 

화이트오페라하우스를 출발하여 차량으로 5분 정도 이동했을 때였다. 붉은 겹동백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키가 족히 4~5미터는 돼 보이는 동백나무가 보였다.

 

개화율은 70~80%. 미처 피지 못한 꽃봉오리들도 여럿이었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동백나무는 오늘 이곳이 처음이었던지라 정열적이면서도 단아한 동백꽃의 자태에 감탄하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이 동백나무는 「아그네스 파크」라는 곳의 정문에 서 있었다. 예전에 산달도에 갈 때에는 보지 못했던 곳이다. 호기심이 동해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았다.

 

 

 

 

신축건물과 평탄화된 토지를 보니 수목원 같아 보였다. 아래쪽에는 매표소가 있었다. 매표소의 여직원에게 이곳에 관해 물었다.

 

최근에 새로 조성된 공원이며 입장료가 있다고 했다. 땅에 뭔가 식재된 흔적이 보였지만, 볼거리가 딱히 없었기에 다음에 방문하기로 결정.

 

입구의 동백나무는 다시 봐도 탐이 날 정도로 좋아 보였다.

 

 

 

 

아그네스 파크에서 출발하여 산달도를 경유하여 외간리까지 이어지는 거제도 서남부 해안도로에는 벚꽃과 동백꽃의 앙상블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가로수인 벚나무와 동백나무가 서로 경쟁하듯이 흰 벚꽃과 붉은 벚꽃을 피워낸 모습에 외간리로 가는 길 내내 눈이 심심할 틈이 없었다.

 

거제도 북부·동부·남부 쪽과 비교했을 때 서부 쪽은 조용하고 인적이 드물었다. 유명 관광지가 동부와 남부에 몰려 있는 반면에 서부에는 적기 때문일 거라고 짐작할 따름이었다.

 

 

 

 

지난번 왔을 때에는 동백나무에서 조금 떨어진 빌라 근처에 주차했지만, 이번에는 외간리 동백나무 전용 주차장에 주차했다.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치 증가?

 

동백꽃은 4월까지 핀다고 되어 있지만 2~3월이 동백꽃을 감상하기에 최적기라고 생각한다.

 

동백나무는 차나뭇과에 속하는 상록 활엽 교목이다. 교목은 줄기가 곧고 굵으며 높이가 8m를 넘는 나무를 뜻한다.

 

 

 

 

방문 시기가 조금 늦긴 했지만, 다행히 외간리 동백나무에는 두 그루 모두 동백꽃이 꽤 달려 있었다.

 

외간리 동백나무는 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9대손 이두징이 입향 기념으로 심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상남도 기념물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다.

 

굵은 가지를 사방으로 웅장하게 펼친 동백나무의 자태는 그 위용이 실로 대단했다. 수령樹齡이 대략 200년에서 350년 사이로 추정되는데, 병들거나 쇠약한 기미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이 두 그루의 동백나무를 「부부 나무」라고 하여 가정의 화목과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수호목으로 받들며, 매년 섣달그믐날마다 당산제를 이 나무 밑에서 지낸다고 한다.

 

동백꽃이 두 그루 모두에 골고루 피면 그해에 풍년이 들고 한쪽에만 피면 흉년이 든다는 전설도 외간리 동백나무에 전해 내려온다.

 

수호목·당산제·전설 모두 외간리 동백나무의 당당함과 수려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두 그루 모두 개화의 절정을 지나 낙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동백꽃이 이만큼이라도 달린 게 어디냐 하는 마음이 들었다.

 

외간리 동백나무의 꽃은 애기동백이다.

 

 

 

 

🔊🔊🔊

1. 경상남도 기념물 제111호

2.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노거수老巨樹

3.  거제도 서남부 해안도로의 벚꽃과 동백꽃의 앙상블

 

📸 송곡마을 버스정류장의 봄날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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