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풍년쌀농산」은 몇 년 동안 별러왔던 곳이다. 풍년쌀농산은 tvN의 「수요미식회」에서 삼청동의 맛집으로 소개된 곳이다.
풍년쌀농산은 원래 쌀가게였는데 부업으로 판매한 떡볶이와 떡꼬치가 유명세를 치러서 일약 북촌의 명물로 떠올랐다고 한다.
수요미식회 패널들은 풍년쌀농산의 여러 메뉴 중에서 떡꼬치가 단연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쌀떡볶이를 싫어하고 밀떡볶이만을 찾는 내게 풍년쌀농산의 떡볶이와 떡꼬치는 강렬한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홍제천에서 풍년쌀농산까지는 승용차로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평일 낮이었는데 교통 체증이 꽤 심한 편이었다. 정독도서관에 주차하려 했으나 주차장 입구에 십여 대의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정독도서관의 평일 주차 상태가 이러하니 주말은 불 보듯 뻔하다.
▲ 북촌 거리. 낮과 밤,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관광객이 넘쳐나던 골목길이 이토록 휑할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 골목길 좌우의 상가 건물에는 공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우한 폐렴이 발생한 지 대략 2년 만에 나라 경제가 말 그대로 박살이 났다. 이 정도의 경제적 재앙은 IMF 사태 이후 처음인 듯싶다. IMF 사태 당시에도 자영업은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였는데, 지금은 출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 기껏 주차장을 찾아 주차 후 걸어 왔는데…. 허탈하게도 풍년쌀농산 바로 옆에 주차장이 있었다. 주차장 명칭은 「화동유료주차장」이다. 주차비는 30분에 2천 원, 1시간에 4천 원이다.
▲ 풍년쌀농산에 도착. 간판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전화번호가 잘 보이지 않는 게 흠이긴 했지만 생각해 보니 여기에 전화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간판 아래에 입구가 있고 입구 바로 옆에서 아주머니 두 명이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이곳의 주소는 「북촌로 5가길 32」. 정기휴일은 매주 화요일이다.
판매 중인 메뉴는 쌀떡볶이, 순대, 튀김, 쌀떡꼬치, 어묵, 식혜, 어묵꼬치 등이다.
▲ 들어가기 전에 가게 측면을 살펴보았다. 벽은 전부 유리문으로 되어 있다. 이쪽을 바라보고 오는 사람이라면 입구를 찾을 때에 살짝 어리둥절할 수 있겠다. 실제로 안에서 음식을 먹고 있었을 때에 이쪽 유리문을 열려고 애를 쓰는 손님을 목격했다.
▲ 십여 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빼곡이 앉아있었다. 다행히 빈 테이블이 하나 있었기에 입장 후 착석. 테이블의 붉은색 상판에는 메뉴판이 놓여 있었다.
주문 메뉴는 쌀떡볶이, 쌀떡꼬치, 튀김, 어묵, 식혜. 주문 시에 계산하며, 음식은 분식집답게 매우 신속하게 나온다.
▲ 쌀떡볶이와 어묵. 쌀떡볶이는… 리얼 감동이었다. 쌀떡볶이 특유의 텁텁한 식감은 전혀 없었고 고추장 소스의 맛이 탁월했다. 양념장은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무척 순한 맛이었지만 결코 심심하거나 무미건조하지 않았다. 서울 지역 떡볶이의 원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니 순식간에 떡볶이 접시를 비웠다. 어묵도 좋은 물건을 썼는지 쫄깃함과 고소함이 인상적이었다.
▲ 쌀떡꼬치. 솔직히 수요미식회 패널들이 왜 그토록 칭찬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떡볶이와 마찬가지로 자극적이지 않은 양념과 바삭바삭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쌀떡볶이만큼의 임팩트를 느끼진 못했다.
▲ 식혜. 풍년쌀농산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할 메뉴로 쌀떡볶이와 함께 식혜를 꼽겠다. 계피향이 물씬 풍기는 식혜는 시판 중인 일반적인 식혜와는 결을 달리한다. 적당히 달달한 맛에 경쾌한 끝맛이 일품이다. 이 날 식혜를 총 세 잔 마셨다.
▲ 튀김과 어묵꼬치. 튀김기름을 잘 관리하고 있어서인지 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했다. 어묵꼬치도 떡볶이에 들어간 어묵처럼 쫄깃하고 맛있었다. 둘 다 대만족.
▲ 조리대 맞은편에는 TV에 방영됐던 스틸컷이 걸려 있다. 한쪽 구석에는 냉장고와 식수대가 있다. 물은 셀프.
▲ 아주머니 둘이 조리를 담당했는데, 모두 조선족 말투였다. 아주머니의 말은 조금 알아듣기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하긴 분식집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는가. 주문하고 계산하는 데 지장은 없다. 수요미식회에 출연했던 사장님 부부는 보이지 않았다.
▲ 식당 천장이 무지하게 높다. 쌀가게였을 때 쌀을 높이 쌓기 위해 천장을 이처럼 높게 올린 건가 싶다. 식당 한쪽에는 쌀과 함께 수많은 잡동사니가 어지러이 쌓여 있었다. 정리 정돈과는 거리가 먼 실내였지만 어쩐지 정감이 갔다. 배불리 먹었는데도 음식값은 15,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일부러 찾아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
1. 수요미식회에서 극찬한 쌀떡꼬치는 평범했음
2. 쌀떡꼬치와 식혜는 필수 주문
3. 맛과 가성비 모두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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