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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이천 이여로제빵소(2021.08): 처음 겪어본 야릇한 카페 후기

by AOC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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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하면 떠오르는 지역은?

 

대부분 경상북도 성주라고 답할 것이다. 그렇다. 사드(THAAD)가 배치된 곳이다.

 

사드에서 나오는 어마무시한 광역 울트라 하이 데인저러스 인비저블 전자파 때문에, 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뇌처럼 녹아 내리는 참외의 본향.

 

 

 

 

경기도에도 경북 성주만큼이나 참외로 이름난 곳이 있다.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이다.

 

이포대교에서 이천 쪽으로 조금만 가다 보면 길 양옆에 참외 좌판이 연이어 벌려져 있다.

 

얼마 전에 그곳에서 참외를 사다가 먹어 봤는데 오... 엄청 맛있었다.

 

경북 성주의 참외를 포함하여 시중에서 판매되는 참외와는 확실히 다른 풍미가 있다.

 

 

 

 

금사면 참외 좌판은 하나같이 「벌꿀 수정」이라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있다. 벌꿀 수정 기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진 못하지만, 이를 통해 맛의 차별화를 이루어낸 것만큼은 확실하다.

 

상당히 부드러운 과육, 꿀을 살짝 섞은 것처럼 은은한 단맛은 새로운 미각 경험이었다.

 

그래서 참외를 또 사러 다녀왔다. 지난 번보다 두 배의 양을 구입.

 

 

 

 

이포대교에서 이천 쪽으로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이천시 백사면을 경유한다. 지난 번에도 똑같은 길을 지나갔는데, 그때에 보았던 빵집이 「이여로제빵소」였다.

 

이천에서 보기 드문 베이커리 전문 카페여서 잠시 방문.

 

 

 

 

▲ 두 개의 거대한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왼쪽 건물 1층에는 우리홈마트가, 2~3층에는 이여로제빵소가 입점해 있다. 오른쪽 건물에는 우리홈마트와 볼링센터가 입점해 있다. 주차장이 건물 바로 앞에 있어서 주차는 편리하다.

 

일단, 주차장에서 이여로제빵소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젊은 여사장, 화려한 인테리어, 다양한 베이커리에 대한 사진이 쏟아져 나왔다.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 후기도 살펴 보았는데, 대부분 호평 일색이었다. 부정적인 리뷰는 한두 개 정도?

 

 

 

 

▲ 카페 입구. 올해 스포츠서울 소비자 만족 대상을 수상했다는 플래카드가 있다. 다양한 종류의 팥빙수, 대표 베이커리, 모닝세트 등 주력 메뉴들의 안내판이 계단 입구에 도열되어 있다. 바질샌드위치와 슈메리카노가 눈에 띄었음.

 

 

 

 

▲ 카페에 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유모차 손님은 볼링장 승강기를 이용하라는 문구가 있다. 오른쪽 건물과 이 건물이 연결되어 있는 건가?

 

 

 

 

▲ 영업 시간은 09시부터 22시까지다. 외부음식 반입금지는 당연한 에티켓인데, 이곳 말고도 많은 카페에서 외부음식을 들이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이는 걸 보면, 외부음식을 들고 카페에 들어가는 손님이 많다는 뜻이겠지.

 

 

 

 

▲ 카페 내부에 들어서면 일단 헉 하고 놀라게 된다. 탁 트인 개방감, 널찍널찍한 좌석 배치, 휘황찬란한 인테리어 등 방문객의 눈이 절로 즐거워진다. 2층에서 바라보는 뷰는 마운틴 뷰, 오션 뷰, 리버 뷰가 아니라 「밭 뷰」임.

 

 

 

 

▲ SBS Biz의 「생생경제 정보톡톡」, SBS CNBC의 「성공의 정석 꾼」, 채널A의 「행복한 아침」, 서울경제tv SEN의 「조영구의 트랜드 핫 이슈」 등에서 소개된 바 있다. 누구의 것인지 확인하지 못했던 사인 몇 점도 걸려 있다.

 

 

 

 

▲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장 내에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천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고 매장 자체가 너무 커서 손님이 적어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일 수도 있었다.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3층으로 올라가려는데 종업원이 나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불렀다고 오해했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 3층에는 입식 테이블도 있다. 도자기의 고장 이천답게 도자기 여러 점이 테이블 사이사이에 전시되어 있다. 테이블의 크기나 간격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은 도심 카페나 유명 관광지 카페와는 급이 다르다.

 

 

 

 

▲ 3층 창가 테이블에서 여자 네 명이 환담을 즐기고 있었다. 3층 창가의 뷰를 촬영하고 싶었지만 그들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3층에서 2층을 내려보았다.

 

그때, 아까 2층에서 나를 응시하던 종업원과 눈이 또 마주쳤다.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녀를 마주 보며 뭔가 잘못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동안 위를 쳐다 보던 그녀는 갑자기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나를 흘끔흘끔 쳐다 보았다. 그러더니 조리대의 직원 두어 명과 내 쪽을 은근히 가리키며 속닥거렸다.

 

이쯤 되니 불쾌하다기보다는 돌아가는 상황이 궁금해졌다.

 

카페 내부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건가 하고 생각해 봤지만, 그러면 인터넷 후기에 올려진 수많은 사진들은 뭘까?

 

 

 

 

▲ 2층 매대에서 이여로생도너츠와 초코소라빵을 구입. 둘 다 3천원이라 저렴한 편은 아니다.

 

다행히 나를 계속 쳐다보던 여종업원이 계산대에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건가요?"

 

"아, 네. 사진은 파워블로거나 일반 블로거 중에서 저희와 사전 협의가 되신 분들만 촬영 가능하거든요."

 

사실이라면 상당히 쇼킹한 일이다. 그녀 말대로라면 인터넷 후기의 모든 사진은 카페와 사전에 협의를 마친 것들이라는 뜻이잖아.

 

 

 

그녀가 아차 싶었는지 말을 살짝 바꿨다.

 

"아, 사진은 뭐... 아까 동영상을 촬영하시는 걸로 생각해서요."

 

카페에서 동영상 촬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긴 하겠지. 그래도 꽤 드물 텐데.

 

게다가 사진을 찍는 손님들이 99% 이상일 텐데 그럴 때마다 종업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손님이 사진을 찍는지 동영상을 찍는지 지켜 본다는 건가?

 

 

 

"사진은 되고 동영상은 안 된다는 건가요?"

 

"네네... 사진은 뭐 괜찮고요 동영상은 좀... 사진 괜찮으실 거예요."

 

차라리 아까 2층에서 날 처음 봤을 때에 말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카페 종업원들이 나를 쳐다보며 쑥덕거리는 진귀한 경험은 이곳에서 처음 겪는 것이라, 기분이 꺼림칙하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 이여로생도너츠. 앙금이 시중에서 판매되는 도너츠 대비 많이 들어있긴 하지만 특별한 건 없었다.

 

 

 

 

▲ 초코소라빵. 큼직하다. 빵 위에 뿌려진 게 뭔가 했더니 초코렛칩이었음. 빵도 크고 크림도 많았지만 이 역시 특별한 점은 없었다.

 

 

 

 

총평

1. 카페 종업원들에게 주시당한 첫 경험

2. 인터넷 후기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 계기

3. 맛과 감정 모두 불만족이라 다시 갈 일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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