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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태안 안흥항(2021.07): 사라진 영광, 안흥나래교, 중국 어선

by AOC 2021.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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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만에 다시 찾는 태안. 지난 열흘 간 신진항의 활기찬 모습이 너무 그리웠다. 지난 번에 신진항에서 구입한 오징어는 먹기 좋게 살이 올라 식감이 훌륭했고 씹으면 단 맛이 났다. 집 근처 마트의 수산물코너에서 판매하는 오징어와는 사뭇 달랐다. 오징어에서 단 맛이 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신진항에 가기 전에 안흥항을 잠시 둘러보았다. 안흥항은 신진도로 들어가는 신진대교 초입에 위치하여서 최종 목적지인 신진항으로 가는 데에 시간적 부담이 없었다.

 

안흥항의 첫인상은 "쇠락한 항구"였다.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뜸했고 음식점과 카페는 문을 닫았거나 손님이 없었다. 예전에는 신진항보다 더 크고 활기찬 항구였다고 하던데 과거의 영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참고로 안흥항을 안흥내항, 신진항을 안흥외항으로 부르기도 한다.

 

 

 

 

▲ 안흥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안흥나래교"다. 안흥나래교는 안흥항과 신진도를 잇는 총 연장 293m의 해상인도교다. 태안군의 군조(郡鳥)인 갈매기가 비상하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각각 45m와 38m 높이의 두 아치가 관람 포인트다. 나래는 갈매기의 날개를 뜻한다.

 

 

 

 

▲ 나래교 옆 방파제의 빨간색 등대가 인상적이다. 방파제 너머 보이는 섬은 거북이의 형상을 닮았다.

 

 

 

 

▲ 안흥나래교를 건너면 신진도다. 다리 끝부분의 건물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태안보존센터, 일명 "국립 태안 해양 박물관"이다. 예로부터 태안 앞바다는 서해의 주요 항로였는데 암초가 많고 물길이 세며 안개가 자주 껴 "난행량 難行梁"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고가 잦았다고 한다. 특히 열흘 전에 갔던 "마도" 앞바다는 유난히 거칠어 많은 배들이 조난을 당했다고 한다. 국립 태안 해양 박물관은 인천·경기·충청 해역에서 발굴된 수중문화재를 다수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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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흥나래교 초입에서 바라본 안흥항, 방파제의 빨간 등대, 거북이를 닮은 섬

 

 

 

 

▲ 안흥나래교 중간에서 바라본 빨간 등대, 거북이를 닮은 섬, 안흥항. 태안은 서해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맑고 파래서 동해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녹슨 철골이 안흥항의 쇠락함을 대변하는 것 같아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 안흥나래교를 왕복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늦은 아침식사를 해야 했고 신진항에 빨리 가고 싶었으니까. 안흥나래교는 튼튼히 지어진 다리이지만 다리 높은 곳에 다다르자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바다가 유난히 시퍼렇고 다리 아래를 지나는 물살이 거세어서 그랬던 듯. 방파제 옆에 정박 중인 배에는 어구가 잔뜩 실려 있었다.

 

 

 

 

▲ 2021년 6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는 꽃게 금어기다. 어린 꽃게는 연중 포획금지다. 위반시에는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우리나라 어부들이야 금어기를 잘 지키겠지만 막무가내인 중국 어선은 어떻게 통제할 건지 의심스럽다. 그러고보니 지난 몇 년 간 중국 어선의 우리나라 영해 침범 뉴스가 뜸했는데, 정말 침범을 안 한 건지 침범했는데 보도를 안 하는 건지 애매하다.

 

 

 

 

▲ 안흥나래교 맞은편에는 "안흥냉동"이라는 대형 공장(창고?)이 있었다. 서해에서 잡히는 꽃게·쭈꾸미 등을 냉동 보관하여 판매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는데 햇빛이 여간 따가운 게 아니었다.

 

고무 재질의 바지를 입고 광주리를 허리에 받친 아주머니 둘이 안흥냉동 옆 건물에서 나와 부두 쪽으로 걸어갔다. 부두에서는 정박한 작은 어선에 조금 전에 본 아주머니들과 비슷한 복장의 아주머니들이 옮겨 타는 중이었다. 조개를 캐러 가는 것 같았다.

 

 

 

 

요약

1. 좋게 말하자면 한적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쇠락한 항구

2. 중국 어부들, 영해 침범을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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