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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진도 세방낙조 전망대(2015.12): 스님의 시체가 떨어진 바다

by AOC 2016.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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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방낙조 전망대는

중앙기상대에서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한반도 최서남단의 가장 전망 좋은 곳"으로,

국토교통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곳"으로 선정된 곳이다.

 

 

진도-관광명소-세방낙조-전망대

 

 

명함에 이런저런 직함이 많으면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는 속설이 있다. 특히 "제일의", "가장" 등의 수식어가 마음에 걸렸다.

 

일단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오전에 방문했으니 낙조를 직접 감상하고 평가할 상황도 아니었다.

 

중앙기상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의 선정이 호들갑인지 아닌지는, 세방낙조 전망대의 아침 풍경에만 기대어 판단해야 했다.

 

세방낙조 전망대는 두 곳이다.

 

제1전망대는 도로에 바로 붙어 있고 제2전망대는 언덕 위에 있어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제1전망대: 전남 진도군 지산면 가학리 산 27-3

제2전망대: 전남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148

 

제2전망대가 언덕 위에 있으므로 경치가 더 좋을 것 같았지만, 나무들에 전망이 가려진다는 인터넷 후기를 본 후 수고를 덜기로 했다.

 

 

 

 

▲ 전망대 앞에 「세방낙조」라는 거대한 입간판이 서 있다.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 없을 정도의 크기다.

 

도로 바로 옆 전망대의 접근성은 양호하지만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길 옆에 요령껏 주차해야 한다. 이미 주차된 차들도 많고 전망대 앞길을 오가는 차량도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 세방낙조 전망대의 풍경은 위와 같다. 박무 때문에 시야가 밝지 않았다.

 

아침 풍경으로 낙조를 판단하는 건 무리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 최남단 또는 최서남단의 제일 가는 낙조 장소라는 주장은 억지다.

 

서해안과 남해안 해안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제2전망대에 올라가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 전망대에서 보이는 주요 섬들의 사진과 이름이 전망대 옆에 게시되어 있다.

 

전망대 앞 섬들에 얽힌 전설이 흥미롭다.

 

세방낙조가 잘 보이는 지력산 동백사의 스님이 해질녁 서쪽 하늘로 날아가는 학떼의 아름다움에 반해 학떼를 따라가기 위해 날아올랐다. 수행이 부족했던 스님은 이내 바다에 떨어지고 말았다.

 

스님의 가사가 떨어진 곳에 「가사도 袈裟島」가

스님의 장삼이 떨어진 곳에 「장삼도 長衫島」가

스님의 윗옷이 떨어진 곳에 「상의도」가

스님의 바지가 떨어진 곳에 「하의도」가

스님의 손가락이 떨어진 곳에 「주지도(손가락 섬) 主之島」가

스님의 발가락이 떨어진 곳에 「양덕도(발가락 섬) 兩德島」가

스님의 심장이 떨어진 곳에 「불도 佛島」가 떠올랐다.

 

북구신화의 유미르Ymir, 중국신화의 반고盤古 등 거인 창조신화의 전형적 패턴이다. 그렇다고 치더라도 스님이 하늘에서 떨어질 때에 그의 신체가 갈가리 찢겨 나갔다는 전설은 약간 잔인하다.

 

 

 

 

▲ 주지도와 양덕도 외에는 섬의 사진과 실물이 잘 매칭되지 않았다.

 

 

 

 

▲ 세방낙조 전망대 옆 도로. 위에 적은 대로 도로가 협소하고 주차구획이 따로 없다. 관광객이 빈번하게 주차하고 차량 통행이 잦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세방낙조 전망대가 있는 세방마을(細方)의 속명은 「시방」이다. 산에 둘러싸인 곳에 생긴 방처럼 작은 동네가 마을 이름의 유래이며, 1600년 경 동복 오씨가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했다고 전해진다.

 


1. 한반도 남단의 최고 낙조는 일단 아님

2. 제1전망대와 제2전망대가 있지만 제1전망대로도 충분

3. 앞바다 섬에 얽힌 고어gore한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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