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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양평 세미원(2015.11): 물과 꽃의 정원

by AOC 2016.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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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원이 가장 빛나는 시기는 이곳의 트레이드마크인 연꽃이 개화하는 7월에서 8월까지다. 여행 출발 전 11월 말의 세미원에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단풍철도 꽤 지난 시기라 자칫 살풍경을 마주할 가능성도 있었다.

 

양평-관광명소-연꽃-세미원

 

 

세미원(洗美苑)의 작명은 「관수세심 관화미심 觀水洗心 觀花美心」이라는 옛 성현의 말에 기초한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다"라는 뜻이다. 짧지만 품격 넘치는 여덟 글자.

 

 

 

 

▲ 늦가을 여행의 장점을 꼽자면 "햇빛으로부터의 자유"다. 늦가을이 되면 단풍철까지 그리 따갑게 내리쬐던 햇볕이 한풀 꺾여 선글라스도 챙 달린 모자도 필요 없게 된다.

 

「물과 꽃의 정원」을 표방하는 세미원의 정문. 왼쪽 건물은 관리사무소, 오른쪽 건물은 연꽃박물관 겸 카페다. 날씨는 적당히 우중충했다.

 

 

 

 

▲ 연꽃박물관 겸 카페

 

 

 

 

▲ 카페 입구. 카페 이름은 세미원을 대표하는 꽃인 「연蓮」이다. 카페에서는 연국수·연잎가루·연잎차·뽕잎차 등의 기념품을 판매하는데 그중에서 연국수를 샀다. 집에 돌아와서 연국수를 먹었는데 대만족이었다. 연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약간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맛이 고소하고 속이 편했다. 세미원 재방문시 재구매각.

 

 

 

 

▲ 음료 가격은 전망 좋은 카페의 음료보다는 저렴했다. 자릿값은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와~싸다" 할 정도는 아니다. 날이 쌀쌀해서 카페라떼 한 잔을 마셨다. 에너지 부스트 업 완료. 어두운 분위기의 텅 빈 카페를 시크하면서도 도도한 분위기의 여종업원이 홀로 지키고 있었다.

 

 

 

 

▲ 오전 10시 경이었는데 매표소는 닫혀 있고 입구는 열려 있었다. 주위를 한참 둘러봐도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세미원의 입구인 「불이문 不二門」으로 입장.

 

 

 

 

▲ 「우리내」의 징검다리. 한 발 한 발 밟으며 나라를 생각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국사원(國思圓)」. 한반도의 형상을 본뜬 연못으로서, 백두산의 실제 돌·흙·자생식물로 제작됐다. 백의민족을 상징하는 백색 수련이 연못에 식재되었다. 「우리내」가 「국사원」을 감싸 안는 형국이다.

 

 

 

 

▲ 「장독대분수」. 한강물의 정화(淨化)를 기원하는 제단이라고 한다. 항아리는 365일을 뜻한다는 세미원의 설명으로 추측하자면 항아리의 개수가 아마 365개일 듯. 세어 보진 않았다. 항아리가 뿜어내는 물은 한강에서 끌어온 것이다.

 

"숨을 쉬는" 옹기 항아리에서 솟구치는 물은 한강수를 생명이 넘치는 물, 살아 숨쉬는 깨끗한 물로 만들겠다는 경기도민과 양평군민의 의지를 상징한다.

 

 

 

 

▲ 「장독대분수」에서 「페리기념연못」을 지나 「백련지」로 가는 길. 봄·여름·가을의 화려함은 덧없이 사라지고 늦가을의 을씨년스러운 풍광만 남았다.

 

 

 

 

▲ 「백련지」와 「일심교」. 백련白蓮이 조성된 백련지에는 일심교라는 다리가 있다. 폭이 좁아 불편하지만 백련지의 백련을 보다 가깝게 감상할 수 있다.

 

 

 

 

▲ 두물머리로 향하는 길 위에는 「신양수대교」가 놓여 있다. 「전통놀이 한마당 쉼터」라는 전통놀이기구 체험공간도 있다.

 

 

 

 

▲ 두물머리 가는 길에서 「세심로」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길에는 빨래판이 깔려 있다. 흐르는 강물을 보며 빨래판길을 걸으며 마음을 깨끗이 세탁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세심로 중간지점에는 프랑스 화가 모네의 「수련이 가득한 정원」을 참고하여 만든 「사랑의 연못」이 있다. 천주교 살레시오 수도회, 대한불교 조계종 용문사, 세미원이 함께 조성한 곳이다.

 

 

 

 

▲ 「사랑의 연못」의 다리를 건너 세심로를 계속 나아가면 「배다리」와 저멀리 「두물머리」가 보인다.

 

 

 

 

▲ 세심로 끝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을 기리는 「세한정 歲寒庭」이 있다. 추사 김정희의 이력과 작품세계가 전시되어 있다. 세한정 내의 송백헌(松柏軒)에는 세한도, 추사와 제자의 초상화, 추사의 그림 11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 세한정에 잘 어울리는 소나무들

 

 

 

 

▲ 드디어 세미원에서 두물머리로 넘어가는 「배다리」에 도착. 한자어로 「열수주교 烈水舟橋」라고 한다.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에 참배하러 갈 때 한강에 설치했던 배다리의 복원품이다. 배다리 입구에는 다리 통행 시의 주의사항이 옛스런 문체로 적혀 있다.

 

 

 

 

▲ 세미원의 영역은 배다리 건너편 「상춘원 常春園」에까지 이른다. 상춘원 내부에는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 상춘원의 하이라이트인 「석가산 금강산」. 석가산(石假山)이란 실제 산을 본떠 정원에 조성한 조경물을 뜻한다. 상춘원의 석가산은 조선의 삼대 화가인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眞景山水)의 화풍으로 그린 「금강전도」를 실물화한 것이다.

 

 

 

 

 

▲ 「창순루 蒼筍樓」. 국보 「동궐도 東闕圖」에서 찾아낸 궁중 온실의 복원품이다. 18세기 조선의 궁중 온실의 특징은 용마루가 없는 반타원형의 둥근 지붕, 창살이 없는 문, 「벽장」이라는 가온 시설 등이다. 궁중에서 겨울에 대전(大殿)이나 왕대비전(王大妃殿)에 올릴 꽃을 이곳에서 키웠다.

 

 

 

 

▲ 상춘원 내의 연못도 자못 볼 만했다.

 

상춘원에서 나와 두물머리 일대를 둘러본 후 왔던 길을 따라 세미원 정문으로 복귀하여 서두에 말한 대로 연국수를 사들고 귀가.

 


1. 생각보다 넓고 짜임새 있는 민간정원

2. 약간 억지스럽지만 나름 의미가 있는 스토리텔링

3.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다 둘러보려면 시간·체력 안배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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