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안사(到彼岸寺)는 신라 고승인 도선 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로서 도피안은 예토(穢土)를 떠나 번뇌와 고통이 없는 경지인 피안으로 건너간다는 뜻이다.
철원 화개산 기슭에 자리잡은 도피안사는 두 개의 문화재와 두 개의 전설로 유명하다.
▲
도피안사의 일주문. 현판에 "화개산도피안사"라고 적혀 있다. 올라가는 길은 길지 않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불이문(不二門). 작은 연밭이 조성된 아담한 연못이 있다.
▲
도피안사의 첫 번째 문화재인 보물 제223호 "도피안사 삼층석탑"이다. 도선 국사가 신라 경문왕 5년(865)에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올린 형태다. 기단은 일반적으로 4각형의 돌을 사용하는데 이 탑에는 8각형의 돌로 2단을 쌓았다. 신라의 탑과 불상의 것은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다.
▲
대적광전에는 도피안사의 두 번째 문화재인 국보 제65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모셔져 있다. 사진 촬영 금지 문구가 입구에 적혀 있었고 대적광전 내부에서 스님들과 신도들이 예불을 드리는 중이라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돌이켜보면 너무 한스럽다. 몰래 한 컷이라도 찍었어야 했는데….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을 보았을 때 강한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신라의 불상은 인자하거나 사색에 빠져 있거나 앳된 인상이었는데, 이 철불은 요즘 시대의 잘생긴 청년을 모델로 썼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갸름한 얼굴과 현대적인 이목구비. 신라 사람들의 용모가 빼어났다는 말이 있던데 사찰 건립 당시 가장 잘생긴 화랑의 얼굴을 철불에 투영시킨 것은 아닐까.
철조비로자나불좌상에는 두 개의 신비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도선 국사는 철불을 원래 철원의 안양사(安養寺)에 봉안하려고 했다. 암소의 등에 철불을 싣고 안양사로 가는 도중에 철불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악! 도선 국사와 일행이 주변을 샅샅이 뒤진 끝에 도피안사 자리에 정좌한 철불을 찾아냈기에 그 자리에 도피안사를 창건하고 철불을 모셨다고 한다.
이후 1950년 6.25 남침 때에 도피안사는 소실되고 말았다. 1959년 15사단 사단장 이명재 장군은 도피안사의 철불이 나타나 땅속에 묻혀 답답하니 꺼내달라는 꿈을 사흘 내내 꾸게 된다. 다음날 전방 순찰을 나갔다가 심한 갈증을 느껴 민가에 들른 이명재 장군은 꿈에서 본 불상과 흡사하게 생긴 집주인을 보게 된다.
이 장군은 기묘한 생각이 들어 집주인에게 자초지종을 말했고 집주인은 근처에 폐허가 된 절터로 이 장군을 안내했다. 놀랍게도 절터 바닥에는 불상의 육계가 솟아 나와 있었다. 장병들을 시켜 불상을 꺼내려 했으나 불상은 꿈쩍하지도 않았다. 이에 이 장군이 불상의 얼굴을 깨끗이 씻은 뒤 자신의 군복을 벗어 입히자 불상이 비로소 땅에서 꺼내어졌다고 한다.
▲
대적광전 옆 극락보전에 모셔진 세 개의 불상. 좌로부터 대세지보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다.
대세지보살은 다른 보살들처럼 독립적으로 조성·예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서방극락세계의 보처보살로서 관음보살과 함께 아미타불의 협시불(脇侍佛:主佛의 좌우에 모시는 부처) 형상으로 표현된다.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이 수행하는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를 아미타삼존(阿彌陀三尊)이라고 부른다. 관음보살은 자비문(慈悲門)을 대세지보살은 아미타불의 지혜문(智慧門)을 상징한다.
대세지보살은 자신의 지혜광(智慧光)으로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비추어 삼도팔난(三途八難:세 가지 나쁜 세상과 여덟 가지 재난)의 고통에 신음하는 중생들을 구원한다고 믿어진다.
▲
삼층석탑 옆에는 높이가 22M이고 수령(樹齡)이 600여 년에 달하는 느티나무가 있다. 바닥에 떨어진 느티나무의 낙엽이 어지러이 나뒹굴었다.
▲
주차장에서 경내까지의 이동도 용이하고 사찰도 크지 않아서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요약
1. 두 개의 문화재와 두 개의 전설
2.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의 현대적인 얼굴
'여행&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원 승일교(2015.10):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 (0) | 2016.07.23 |
---|---|
철원 직탕폭포(2015.10):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 (0) | 2016.07.23 |
포천 산정호수(2015.10): 데칼코마니, 포천 관광의 선두주자 (0) | 2016.07.22 |
포천 명지원(2015.10): 포천 이동갈비 추천맛집(feat. 추억 보정) (0) | 2016.07.22 |
포천 일동제일 유황온천(2015.10): 포천 온천의 쌍두마차 (0) | 2016.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