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은 참 묘하다.
산에 가기 전까지 심지어 산 아래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을 때까지도 "산에 가지 말까" 하고 갈등하지만 일단 등산을 시작하면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등산복에 축축이 젖어드는 땀의 상쾌함에 희열을 느끼게 된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멀리 떨어진 명산(名山)만을 찾아 헤매던 와중에 경기도 하남의 "검단산"을 알게 되었다.
▲
작은 산이 아니라 검단산에는 등산로가 여럿 있다. 대표적인 등산코스는 네 가지이다.
1. 매표소 → 유길준선생묘 → 정상
2. 매표소 → 현충탑 → 정상
3. 산곡초등학교 → 정상
4. 수자원공사 → 정상
1번 코스로 올라 2번 코스로 내려오는 루트를 택했다.
자가용으로 갈 경우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또는 〈하남시벤처센터〉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자. 하남시벤처센터 옆에 매표소가 있다. 입산료는 무료이고 주차비는 2천원이다. 매표소 ~ 현충탑 도로 사이의 노상 주차장은 넉넉하다.
▲
매표소를 지나면 매점이 있다. 가족과 함께 여유롭게 오르는 산 또는 운동 삼아 가볍게 오르는 산이라고 검단산을 소개하는 글이 많은데 검단산은 해발 657M에 달하는 작지 않은 산이다. 물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매점에서 음료수를 구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
등산로는 널찍하고 반듯했다. 매점을 지나 어느 정도까지는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검단산을 우습게 볼 수 있는데 진짜 시작은 유길준선생묘를 지나고 난 다음부터다.
▲
『서유견문』의 저자 유길준 선생 묘가 이곳에 있다는 걸 이때에 비로소 알게 되었다.
▲
유길준선생묘 못 미쳐서 시작된 가파른 오르막길이 쉼없이 이어졌다. 표지판 옆에 쉼터가 있었지만 쉬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
쉼터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계단으로 바뀌어서 상당히 버겁다. 다행스럽게도 등산로 왼쪽이 탁 트여 있어서 눈이 지루하지 않았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덥지 않았다.
▲
정상 근처에 헬기장이 있다.
▲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정상까지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오르니 대략 50분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한다.
▲
며칠 전에 구입한 식스보틀과 정상석을 배경으로 카메라 초점 맞추기 연습
▲
정상 조망은 뛰어나다. 남쪽으로는 양수리와 팔당댐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서울 일대가 보인다.
▲
현충탑 방향으로 하산하면 급경사 돌계단이 바로 이어진다. 올라오는 사람들 모두 땀범벅이었다.
▲
호국사 방향으로 가면 된다.
▲
돌계단을 내려오면 곱돌약수터이다. 이곳에서는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보인다.
▲
유길준선생묘 코스는 가파르고 계단이 많지만 두물머리에서 흘러 내리는 한강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고 통풍이 잘 되어 시원하다. 현충탑 코스는 정상 부근 돌계단을 빼면 유길준선생묘 코스보다 평이하지만 조망이 없고 통풍이 안 되어 덥고 답답하다.
▲
검단산의 유래와 연혁
▲
지금 산으로 들어가면 최소 두 시간
▲
현충탑으로 가는 길
▲
검단산 현충탑
북한의 기습남침에 맞서 숭고히 싸운 호국 영령을 기리기 위해 2001년 7월 11일에 하남시에서 완공한 높이 20M의 조형물이다.
빼어난 전망과 잘 정비된 등산로 덕분에 산행이 쾌적했다. 산 전체에 햇볕이 잘 들어서 습한 기운이 없어서인지 큰 산에 갈 때마다 얼굴에 날아드는 날파리도 없었다. 앞으로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여행&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남 검단산(2015.08): '메로나'를 먹다 (0) | 2016.07.16 |
---|---|
하남 팔당냉면(2015.08): 입맛은 가지각색 (0) | 2016.07.16 |
양구 박수근미술관(2015.07): 따스한 시선으로 고달픈 삶을 바라보다 (0) | 2016.07.15 |
양구 전주식당(2015.07): 얄밉지만 다시 한 번 (0) | 2016.07.15 |
양구 한반도섬(2015.07): 푸른하늘 스케치북 (1) | 201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