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 관광지도를 다시 한 번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숲으로 다리'는 화천 미륵바위 바로 옆에 표시되어 있었다. 미륵바위로 갈 때에 숲으로 다리 표지판을 보지 못한 게 이상했다.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여행이라고 혹자(或者)는 말하지만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말이다. 신경을 곤두세운 채 붕어섬 옆 폰툰 다리에서 화천 미륵바위 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화천 미륵바위를 조금 더 지나자 도로 옆으로 난 작은 길이 보였다. 표지판은 없었다. 길을 내려가자 자동차 몇 대와 예닐곱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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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내려다보니 폰툰 다리가 보였다. 숲으로 다리임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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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다리로 가는 길에 그토록 찾아 헤맨 '숲으로 다리' 안내판이 있었다. 자동차가 오가는 위쪽 도로에 세워두면 안 되는 심오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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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찾아낸 숲으로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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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다른 블로그들의 숲으로 다리 리뷰는 온통 낭만 일색이지만 다리를 건너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직각으로 들이받는 북한강의 거센 물살에 다리는 심하게 요동쳤고 파로호에서 꺼먹다리를 지나 여기에 다다른 강바람은 앞길을 가로막은 것에 앙갚음이라도 하듯 다리를 뒤흔들고 강물을 헤집었다.
다리 좌우의 세 줄 로프는 안전사고를 막기에 빈약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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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방향과 강물의 방향이 일치하는 구간에 들어서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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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히 흐느적거리는 다리를 되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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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강물의 흐름에 순응하는 구간에서는 흔들림이 잦아들어 주변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숲으로 다리의 길이는 약 1.5Km이다. 다리 끝까지 다녀오고 싶었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기에 도중에 되돌아와야 했다. 다음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돌아볼 것을 기약하며 숲으로 다리를 떠났다.
화천 여행의 마지막 행선지는 '동구래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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