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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탑승장을 지나면 '시례 호박소'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안내판이 눈에 띈다.
안내판에 '소(沼)의 모양이 마치 절구(臼)의 호박처럼 생겼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의 호박은 먹는 호박이 아니라 '확'의 경상도 방언이다. '확'은 절구의 아가리로부터 밑바닥까지의 부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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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례 호박소로 가는 길
왼쪽 길은 숲길이고 오른쪽 길은 나무계단길이다. 두 길 모두 짧고 평이하다. 왼쪽 숲길로 가면 호박소를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포토존(Photozone)도 왼쪽 숲길 끝나는 지점에 있다. 호박소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세차서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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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에서 바라본 시례 호박소
폭포 맞은편의 두 여인은 계곡풍의 위세에도 개의치 않고 여유롭게 간식을 먹고 있었다. 왼쪽 숲길 끝 포토존에 이르니 바람의 세기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꺼내들었던 카메라 삼각대를 세워 보지도 못하고 다시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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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소 위에 맹렬히 쏟아지는 폭포수 소리와 계곡을 타고 쉴새없이 밀어닥치는 바람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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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례 호박소에서 호박의 의미는 알아냈다. 그렇다면 시례는 무슨 뜻일까?
시례 호박소는 가지산과 백운산에 걸친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가지산의 또 다른 명칭이 실혜산(實惠山)이었기에 실혜(實惠) 호박소라고 불리다가 시례(時禮) 호박소로 바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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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주실에 돌을 매달아 던졌더니 한 타래가 들어가고도 모자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실제 수심은 6미터 이상이며 물이 몹시 차다.
동국여지승람 구연기우소(臼淵祈雨所)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이곳에 옥황상제에게 벌을 받아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살고 있다. 날이 가물 때에 범의 머리를 이곳에 던져 넣으면 물이 뿜어 나와 비가 되는데 연못 속에 더러운 것이 들어오면 그것을 씻어 내기 위해 조화를 부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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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례 호박소는 물이 맑고 아담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폭포 위에서 호박소로 뛰어들어 자신의 담력을 과시하는 멋진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수온이 매우 낮으므로 여기에 뛰어들면 근육 수축 또는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이무기에 의해 물속으로 끌려가 호박소 밑바닥을 목격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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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함과 한적함을 바라고 이곳을 찾으면 안 된다. 시례 호박소의 카리스마는 상상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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