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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밀양 위양지(2015.03): 위양지 둘레길이 선사하는 진정한 힐링

by AOC 2016.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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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위양지(位良池)양민(백성)을 위한다라는 뜻의 저수지로서 봄에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로 유명하다. 스무 대 가량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은 이른 봄의 위양지를 찾는 이가 드물어서인지 텅 비어 있었다.

 

 

 

 

 

주차장 옆에는 위양지의 유래와 이팝나무에 대한 안내판이 있었다.

 

이팝나무 명칭의 유래

 

1. 꽃이 만개하면 흰 쌀밥이 나뭇가지에 높이 쌓인 것처럼 보인다.

 

2. 꽃이 만발한 해에는 풍년이 들어 이밥(쌀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3. 음력 24절기 중 입하(立夏)를 전후하여 개화하므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형되었다.

 

 

 

 

세 개의 설 모두가 굶주림에서 벗어나고픈 옛사람들의 간절함을 반영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흰 쌀밥이 소복하게 쌓인 밥그릇에 대한 동경은 차치하더라도 입하는 농경시대의 옛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절기였는데 밭에서는 보리 이삭이 패기 시작하고 논에서는 모가 한창 자라나 모내기를 준비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위양지 기념비

 

 

 

 

주차장에서 바라본 위양지

햇볕이 너무나도 따가웠기에 초여름 날씨처럼 느껴지는 날이었지만 입하가 되기 전에는 어림도 없다는 듯 이팝나무에는 꽃망울조차 맺혀있지 않았다. 오랜 세월동안 24절기의 순환을 무수히 목도했을 이팝나무의 연륜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위양지 둘레길

 

 

 

 

어른의 느린 걸음으로 30분 정도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는 위양지 둘레길에는 수령(樹齡)이 수백 년은 되어 보이는 소나무들이 빽빽히 늘어서 있었는데 하나같이 드높고 우람했다.

 

 

 

 

저수지 건너편에서 바라본 완재정(宛在亭)

 

 

 

 

위양지 너머 산과 들에서 불어온 바람이 노송(老松)의 솔잎을 치고 비비고 흔드는 소리가 오묘하면서도 몽환적이었다.

 

 

 

 

생장을 멈춘 거대한 고목(枯木)은 옹달샘이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완재정(宛在亭)

 

 

 

 

위양지는 안동 권씨 문중의 사유지인데 문중의 배려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곳인데 어떤 방문객이 밀양시 자유게시판에 섬뜩한 글을 남겨놓았다.

 

 

 

 

사유지임은 인정하지만 개방은 당연하다.

 

거슬러 올라가면, 안동 권씨 조상도 우리 민족 모두의 조상이다.

 

'나'와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완재정 폐쇄는 불통의 상징이다.

 

(출처: 밀양시 게시판)

 

 

 

 

이토록 이기적이고 혐오스럽고 야만적이며 가식적인 사고방식이라니! '깨시민'의 견강부회(牽强附會)에는 치료약도 없단 말인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고 착각한다'라는 말이 새삼스러웠다.

 

 

 

 

위양지 둘레길은 고요하고 평탄하며 비탈이 없어서 걷기에 매우 편안하다. 위양지는 공공재(公共財)가 아니라는 것을 공감하는, 양식 있는 사람들만 방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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