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수국을 보려고 몇 년을 별렀는지 모른다.
듬성듬성 핀 수국도 괜찮다면 6월 말부터 7월 중순 중 아무 때나 가도 무방하다. 만개한 수국의 향연을 만끽하려면 그레그 매덕스의 핀포인트 제구처럼 타이밍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6월 하순부터 슬금슬금 피기 시작하는 거제도 수국은 벼락처럼 만개했다가 벼락처럼 시든다. 만개 기간은 대략 4~5일인데 거제도에서도 지역별로 개화 진행도가 달라서 여행 계획을 짜기가 상당히 까탈스럽다.
거제도 수국 3대 명소는 ①파란대문집 ②썬트리팜리조트(舊 유스호스텔) ③저구항이다.
거제도를 찾은 시기는 6월 하순 경. 일찍 시작된 더위 때문에 수국이 예년보다 일찍 개화했다는 여행 블로거들의 후기가 연이어 올라왔기 때문이다. 마음이 저절로 급해졌다.
파란대문집은 말 그대로 파란대문 앞의 거대한 수국으로 유명한 단독주택이다. 주소는 "거제시 양화4길 1"이다. 주차공간이 없으므로 길가에 차를 세워야 한다. 차량 통행이 많으므로 주차와 촬영 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 드디어 파란대문집에 도착했다. 실제로 마주한 파란대문집의 수국은 인터넷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인상적이었다. 사진을 찍는 순간 카메라 앵글에 난입(?)한 핑크색 모자의 여성. 수국을 배경으로 앉을 수 있는 나무 벤치가 있다.
▲ 최초 길가에 서 있던 두 대의 차량은 삽시간에 예닐곱 대로 불어났다.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던 차량들도 거대한 수국 앞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급정거하기 일쑤였다.
수국은 한 그루고 관람객은 많아서 차분히 사진 찍을 형편이 아니었다. 사람들을 피해서 요령껏 찍어야만 했다.
▲ 다들 수국에만 집중할 뿐 "파란대문"에는 무관심했다. 바닷가 마을의 파란색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유난히 흔들어 놓는다. 산토리니의 파란 지붕들처럼.
▲ 수국 주위를 둘러싼 돌덩이들. 화단의 경계석인 것 같다. 수국이 이렇게까지 커져서 사람들을 불러 모으게 될 거라고, 파란대문집 주인은 오래 전 수국을 심으면서 상상이나 했을까.
파란대문집 수국은 일주일은 더 지나야 만개할 듯. 자기 집 앞에 남모르는 사람들이 들끓으면 귀찮고 불편한 게 인지상정인데 나무 벤치까지 가져다 놓은 집 주인의 넉넉한 마음에 박수를 👏. 20분 정도면 파란대문집 수국을 감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에 충분하다.
구경하는 내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햇살이 뜨겁고 강렬했다. 선글라스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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