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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사천 어머니의 갈치찌개(2016.03): TV 출연 일촉즉발

by AOC 201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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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어머니의 갈치찌개」는 많은 블로거가 사천의 맛집으로 추천하는 곳이어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진즉 마음먹었다.

 

 

「어머니의 갈치찌개」는 국내산 생갈치로 만드는 갈치 조림으로 인터넷상에서 명성을 크게 얻고 있다. 오래전, 남대문 시장 갈치 골목의 「희락」에서 갈치 조림을 정말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다. 「어머니의 갈치찌개」의 갈치 조림은 「희락」의 갈치 조림과 어떤 유사성과 차별성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컸다.

 

 

 

 

▲ 「어머니의 갈치찌개」는 삼천포 용궁 수산시장 근처 골목에 있다. 식당 앞길 중앙에는 사선형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장 양옆은 보행자 도로라서 비좁고 복잡하다. 운전이 서툰 사람은 주차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삼천포 용궁 수산시장 주차장에 주차 후 걸어서 식당으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다.

 

 

 

 

▲ 식당의 풀 네임은 「원조 어머니의 갈치찌개」였다. 국내산 생갈치, 갈치 찌개, 갈치 조림이라는 시트지가 정문 유리에 어지러이 붙어 있다. 「통 큰 아지매」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특별함이 1도 없는, 지방 소도시의 여느 식당의 외관이었다.

 

 

 

 

▲ 식당 맞은편 목욕탕의 굴뚝에 「시온탕」이라고 적혀 있다. 그 아래 전통 찻집의 이름 「소담」을 일순간 「소돔」으로 오인했다.

 

솔로몬 왕이 신전을 건립한 성스러운 산 「시온」, 선한 사람이 다섯 명도 되지 않아 유황불로 단죄받은 타락 도시의 대명사 「소돔」. 극과 극의 두 장소가 사천에 존재하다니...라고 잠시 착각을.

 

사진에서 보다시피 가뜩이나 좁은 길에 기중기를 이용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주차하는 데 애를 단단히 먹었다.

 

 

 

 

▲ 식당 현관. 좋게 말하자면 소박하고 본 대로 말하자면 조악한 신발장이 눈길을 끈다. 무심한 인테리어가 부디 컨셉이기를 바랄 뿐….

 

 

 

 

▲ 바늘에 실을 꿰고 있는 백발의 여인은 이곳 사장의 모친이라고 한다. 정문 시트지 중 「통 큰 아지매」의 주인공으로 추측됐다. 테이블은 전부 좌식형이었다.

 

 

 

 

▲ 주방과 그 부근은 정리가 필요해 보였다. 적색 계열의 벽지와 겨자색 전자기타에서 식당 주인의 미적 감각을 엿볼 수 있었다.

 

 

 

 

▲ 메뉴는 갈치 조림 단 하나, 단순함의 극치를 달린다. 공깃밥을 별도 주문해야 한다. 갈치 조림만 먹는 사람은 없을 텐데 공깃밥을 별도 주문하라니…. 살짝 이상했다.

 

 

 

 

▲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SBS 「생방송 투데이」팀에서 방송 녹화 중이었다. 맛집 촬영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 신기할 따름이었다.

 

사장님이 식당을 자랑하는 대목에서 긴장했는지 몇 차례 NG를 냈다. 방송이 쉽지 않구나 하고 생각하는데 방송사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에서 왔습니다」

「멀리서 오셨네요. 혹시 인터뷰 가능하신가요?」

「아뇨!」 😱😱😱😱

 

몇 차례 인터뷰를 요청하던 직원은 내가 계속 거절하자 주방 안으로 들어가 요리 과정을 촬영했다. 엄지손가락을 세운 채 「지금까지 먹어 본 갈치 조림 중 최고예요!」하고 웃는 얼굴이 TV에 나올 뻔했다.

 

 

 

 

▲ 밑반찬. 반찬의 구성과 가짓수는 괜찮았다. 전반적으로 짠맛이 강했다.

 

 

 

 

▲ 갈치 조림. 갈치 조림과 갈치 찌개의 경계가 모호한 비주얼이었다. 끓이다 보면 찌개에서 조림으로 형태가 변화한다.

 

 

 

 

▲ 갈치 자체는 합격점. 살이 오동통하고 쫄깃쫄깃해서 먹음직스러웠다.

 

문제는 양념. 간이 지나치게 셌다.

 

「희락」의 갈치 조림은 매운맛과 달짝지근한 맛이 위화감 없게 잘 어울렸는데, 이곳의 갈치 조림은 매운맛 하나만을 보고 돌진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첫맛부터 끝맛까지 내내 매울 뿐이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건 기호의 문제가 아니었다. 감칠맛 나게 매운 것이 아니라 "날것"의 매움이었다.

 

오래전 마산 아구찜 거리에서 아귀찜의 원조 식당을 간 적이 있는데 평소에 먹던 아귀찜과 완전히 다른 맛에 기겁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아귀찜과 이날의 갈치 조림을 통해 경상남도 생선 요리의 양념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게 되었다. 맛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입맛과 기호의 차이였다.

 

 

 

 

🔊🔊🔊

1. 가게 앞 주차는 쉽지 않음

2. 서울·수도권의 갈치 조림과는 맛이 상당히 다름

3. TV에 출연할 뻔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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