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3년 만의 재방문이었다. 3년 전에는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방문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성당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았다.
매괴(玫瑰)는 해당화과의 장미를 가리키며 가톨릭에서는 묵주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성모 순례지는 남양 성모성지와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단 두 곳뿐이다. 주차장은 근처 공터에 있으며 주차장에서 작은 계단을 오르면 성당으로 바로 이어진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충북 최초의 성당으로 1896년 9월 17일 장호원 본당으로 시작하였다. 성당 배후의 산은 매산(梅山)이며 매년 봄 · 여름이면 성당 일대가 꽃으로 뒤덮인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을 건립한 임 가밀로 신부는 프랑스 타르브 교구 빌레아두르 지방에서 태어났다. 그의 모친은 집에서 20㎞ 떨어진 루르드 성지에 그를 자주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루르드는 성모 마리아께서 현신하신 가톨릭 성지이며 수많은 병자(病子)들이 성모 마리아께서 나타나신 동굴의 샘물을 마시고 완치되어 교황청으로부터 공인받은 곳이다.
임 가밀로 신부는 1888년 9월 16일 파리외방선교회에 입학하여 1893년 5월 27일에 사제 수품을 받은 후 조선선교사로 임명되었다. 당시 외국으로 선교를 나가는 사제들은 가르멜 수녀원(봉쇄 수녀원)에 가서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는 가르멜 수녀원에서 자기보다 네 살 어린 성녀 소화 데레사를 만나서 영적인 남매를 맺었다고 한다.
소화 데레사가 성녀가 된 후 그는 성녀 소화 데레사 상을 성당의 제대 왼편에 설치하였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의 성모상은 프랑스의 루르드 성지에서 제작되어 1930년 성당 봉헌 당시 제대 중앙에 안치되었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에서는 지금까지 수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6.25 남침 당시에 일어난 신비하고도 두려운 일화를 소개한다.
북한 인민군이 성당을 점령하여 임시 사령부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성당 안에서 세찬 바람이 불거나 불덩어리가 날아다니거나 화강암으로 만든 성수대(聖水臺)가 저절로 무너지자 이러한 기이한 일들의 원인이 성모상 때문이라고 생각한 인민군은 성모상을 향해 일곱 발의 총탄을 발사하였으나 성모상은 구멍만 날 뿐 부서지지 않았다.
화가 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인민군은 성모상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지만 단 한 발도 맞지 않았다. 이에 인민군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가 성모상을 끌어내리려 하자 성모상이 고개를 숙여 인민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인민군은 두려움에 떨며 성당에서 물러났다.
3년 전에는 보지 못했던 예수 그리스도 상과 광장이 매괴박물관 옆에 조성되어 있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에 방문해 보길 권한다. 성당 자체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유서 깊은 건축물이며, 깊은 영적(靈的) 울림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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