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 년 전 추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추석 모임을 큰아버지께서 매입하신 음성군 생극면의 전원주택에서 갖자는 큰집의 연락이 있었다. 그후 매년 추석 때마다 음성에서 친가 모임을 갖게 되었는데 음성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운좋게도 월요일에 휴무하게 되어 당일여행지를 찾던 중에 음성군에서 가본 곳이 생극면의 큰아버지 전원주택뿐이라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았다. 음성은 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오기에 적당한 거리이지만 평일여행은 흔히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므로 여행코스를 효과적으로 짜야만 했다.
음성군 관광지도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고민하여 만든 여행코스를 통해 하루 동안 음성군 명소 "여덟 곳"을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었다. 음성군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에게 나의 여행코스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음성군 이모저모
음성(陰城)군은 동쪽으로는 충북 충주시 · 괴산군, 서쪽으로는 경기도 안성시, 남쪽으로는 충북 진천군, 북쪽으로는 경기도 이천시에 접한다. 음성군의 군화(郡花)는 개나리, 군목(郡木)은 은행나무, 군조(郡鳥)는 까치이다.
음성군은 농업 · 임업 · 축산업 등이 대표 산업이었으나 도로망을 개선하고 맹동면 일원에 충북혁신도시를 유치하여 「기업 허브도시 음성, 푸른 행복도시 음성」이라는 슬로건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충북혁신도시에는 국가기술표준원 · 한국가스안전공사 · 한국소비자원 · 한국고용정보원 등이 입주해 있다.
2. 여행코스 수립
여행코스를 일목요연하게 구성하려면 지도는 필수다. 포털 사이트(네이버 · 다음)의 지도나 지자체 홈페이지의 관광안내도는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다소 불편하다. 음성군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음성군 홈페이지에서 관광 책자 및 안내도를 미리 신청해 두자.
음성군 관광책자 신청
https://www.eumseong.go.kr/tour/selectBbsNttList.do?bbsNo=69&key=7085
서울에서 음성으로의 접근로는 크게 네 개다.
①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② 경부고속도로 → 평택제천고속도로
③ 중부고속도로
④ 성남이천로 → 경충대로
하루 동안 여덟 곳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동선(動線)이 중요했다. 출퇴근시간의 도로 정체를 감안하여, 음성으로 갈 때에는 ③ 중부고속도로를, 귀경할 때에는 ④의 역순인 경충대로 → 성남이천로 루트를 선택했다. 여행코스는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3. 음성 여행을 떠나다
1. 품바재생예술체험촌 |
주소 | 충북 음성군 원남면 원중로 399번길 30 |
전화 | 043-873-0399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www.pumbaart.com |
재생 예술이란 노화 · 파손 · 마멸 등에 의해 사용가치가 하락한 물건을 사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예술을 뜻하며, 체험촌이란 관람객이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뜻한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은 다양한 구경거리와 놀거리를 갖춘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서, 음성 꽃동네 설립에 기여한 거지 성자 故최귀동 씨의 뜻을 기리는 품바문화연구소가 건물 3층에 있다. 체험관 정문 옆에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품바 캐릭터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개설되어 있다. 팝아트, 일러스트레이션, 연필꽂이 · 품바인형 · 보조가방 · 목걸이 · 열쇠고리 만들기 등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으며 체험비도 저렴하다. 개설 프로그램은 품바재생예술체험촌 홈페이지의 「체험운영일정표」를 참고할 것.
체험관 맞은편의 정크 아트(Junk Art) 공원에는 폐자재로 만든 정크 아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든 작품에는 작품명, 작품재료, 제작취지 등이 표시되어 있어서 심도 깊은 관람이 가능하다.
※ 매년 5월에 열리는 「음성품바축제」는 품바재생예술체험촌이 아닌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헛걸음하지 말 것.
2. 원남 테마공원 |
주소 | 충북 음성군 원남면 조촌리 961 |
전화 | 043-871-3923 (음성군 도시과)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없음 |
산과 물, 꽃과 바람을 음미하며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남 테마공원의 매력에 빠지고 말 것이다. 원남 테마공원은 품바재생예술체험촌 바로 옆에 있어서 별도의 이동시간이 소요되지 않으므로 금상첨화이다.
원남 테마공원은 원남 저수지를 기반으로 한 수변공원이며, 저수지 둘레길을 따라 연꽃지·연꽃체험 학습장·연꽃미로공원·캠핑장·잔디밭 등이 조성되어 있다. 원남 테마공원 안내도를 통해 지형을 숙지한 후 안내도 맞은편의 다리로 향했다. 다리의 이름은 「조촌교」. 이곳 마을명이 「조촌리」이니 일견 당연한 작명이다.
조촌교 위에서 저수지를 바라보면 저멀리 갈색 구름다리가 보인다. 올해도 봄가물이 심각한 터라 구름다리 교각 중 물에 잠겨 있어야 할 부분이 훤히 드러나 보였다. 원남 저수지는 4대강과는 관련 없는 곳이지만 4대강 보 해체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녹조는 보여도 물 부족은 보이지 않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6월은 꽃구경하기에 애매한 기간이다. 만발했던 개나리 · 진달래 · 영산홍은 자취를 감추고 연꽃과 배롱나무꽃은 한두 달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녹음과 저수지를 벗하여 걸으리라 생각했는데 조촌교 너머로 금계국의 노란 물결이 넘실거렸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꽃길이라 기쁨은 두 배가 되었다. 저수지에 가득한 연잎은 여름이 무르익으면 피어날 고고한 연꽃의 향연을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길이 산기슭과 맞닿은 곳에 석장승 두 개가 서 있다. 장승을 지나쳐 조금 더 걸으면 깔끔한 외관의 카페 「윤슬」이 있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 관람 후에 여기까지 걸어오면 목도 마르고 다리도 아플 만한 절묘한 지점이다. 품바재생예술체험촌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월요일이 휴무이다. 카페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의 풍광이 일품이라고 하는데 풍경 감상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카페 윤슬
주소: 충북 음성군 원남면 원중로 399번길 84
전화: 010-9797-7287
휴무: 매주 월요일
출발점이었던 원남 테마공원 안내도로 되돌아간 후 조촌교에서 보았던 구름다리 방향으로 나아가면 자그마한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주변 비탈에는 금계국 사이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3. 설성공원 |
주소 | 충북 음성군 음성읍 읍내리 447-1 |
전화 | 043-871-3923 (음성군 도시과)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없음 |
음성읍주민자치센터 건너편에 위치한 근린공원이며 공원 전체를 돌아보는 데에 20여 분이면 넉넉하다. 공원의 주요 시설 및 유적으로는 연못, 경호정, 설성교, 읍내리 3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제129호), 오층모전석탑(충북유형문화재 제9호), 독립기념비, 음성군 유래비 등이 있다. 둘레길에는 벤치 여러 개와 다양한 체력단련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음성군 향토문화유적 제9호인 경호정은 1934년에 창건되어 「인풍정(仁風亭)」으로 불리다가 경호정으로 고쳐 불리게 되었으며 현재의 정자는 1997년에 중건된 것이다. 정면 두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 목조기와집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건립연대가 고려 중기로 추정되는 읍내리 삼층석탑은 본래 평곡리 탑정이의 옛 절터에 있었던 것을 인풍정(현 경호정)을 세울 때에 이곳으로 옮겨 세웠다. 상륜부는 소실되었지만 고려 석탑 특유의 경쾌함을 엿볼 수 있다.
둘레길을 약간 벗어난 곳에는 등나무로 뒤덮인 쉼터가 있다. 쉼터 도로 건너편에는 편의점·카페·식당이 있어서 식사와 다과를 즐길 수 있다.
4. 미타사 |
주소 | 충북 음성군 소이면 소이로 61번길 164 |
전화 | 043-872-0522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www.mitasa.com |
미타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타사는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도선국사 · 무학대사가 중창하였으며 사명대사가 중건한 사찰로서 한때 유룡사로 불렸다고 한다. 미타사의 관람 포인트는 동양 최대의 지장보살입상(높이 41m)과 충북유형문화재 제130호 미타사 마애여래입상이다.
사찰을 다니다 보면 좁고 험한 산길 때문에 고생할 때가 있는데 미타사는 길이 잘 포장되어 있고 도로폭이 넉넉해서 자동차로 찾아가기에 수월하다.
사찰은 일반적으로 일주문(一柱門) 들어가기 전에 주차장이 있는데 미타사는 일주문 옆으로 길이 나 있다. 일주문의 형상은 여느 사찰의 일주문과 다를 바 없지만, 현판에 적힌 글의 양식은 일반적인 양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일주문 너머로 동양 최대 지장보살입상이 보인다.
일주문을 우회하여 계속 나아가면 누각이 있다. 일주문에서는 크기를 쉽게 가늠하기 어렵지만 누각에서 바라보면 지장보살입상의 거대함을 체감할 수 있다. 누각과 지장보살입상이 마주 보고 있는 공간은 추모 공원이며 이곳에 놓인 수많은 회색 탑들은 납골탑이다. 누각 앞에는 검푸른 빛깔의 저수지가 있는데 수심이 깊으므로 입수를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있다.
누각을 지나 울창한 숲속에 난 길을 따라 계속 오르면 미타사 주차장에 다다른다. 주차장은 상당히 넓으며 현대식 외관의 화장실도 있다. 자동차가 드나들 때에 땅에서 먼지가 이는 것을 방지할 목적인 듯 주차장 바닥은 작은 자갈로 덮여 있다. 주차장에서 사찰로 올라가는 길 옆에는 잘 가꾸어진 화단이 있다.
사찰의 주요 건물은 극락전·삼성각·약사전·종무소·선원(禪院)이다. 극락전 앞에는 두 개의 석등이 있고 한쪽에 약수터가 있으며 맞은편에는 석탑이 있다.
사찰 주차장에서 일주문으로 내려가다 보면 미타사 마애여래입상(충북 유형문화재 제130호)이 있다. 미타사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높이가 405㎝에 이른다.
5. 무극전적국민관광지 |
주소 | 충북 음성군 음성읍 소여리 산1-2 |
전화 | 043-871-593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기념관), 연중무휴(기념공원 일대)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없음 |
무극전적국민관광지는 6.25 남침 발발 후 국군이 최초로 승리한 감우재·무극리 전투를 기념하는 곳이다.
1950년 6월 25일 북한 인민군의 기습 남침으로 개전 4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방어선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을 때에, 국군 1사단 11연대와 6사단 7연대가 감우재 일대에서 5일 동안 격전을 벌여 인민군을 격파하였다.
국군은 노획한 1개 연대분의 적 장비를 충남 대전에 전시하여 국군의 승리를 국민들에게 알렸고, 소련 제품이라고 표시된 적 장비 일부를 유엔에 보내 소련의 전쟁 개입을 폭로하였다. 국군이 전열을 정비하여 낙동강 방어선 구축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했다는 데에 감우재·무극리 전투의 의의가 있다.
감우재전승기념관 앞에는 경장갑차가 옆에는 월남참전기념탑이 있다. 휴관일(매주 월요일)이라 기념관은 둘러보지 못했다.
기념관과 장갑차 사잇길로 올라가면 충혼탑과 충혼각이 있다. 충혼탑으로 이어지는 길과 충혼탑 일대는 정갈하게 관리되어 있다.
충혼탑에서 전승기념관으로 내려가는 언덕길에 「음성 타임캡슐 2000」과 「음성 감우재 전승비」가 있다.
감우재 전투에서 승리한 국군의 드높은 기상을 표현한 전승비의 역동적 형상이 인상적이다.
감우재 전투에는 슬픈 뒷이야기도 존재한다. 국군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인민군 패잔병들은 마을 사람들이 거짓 정보를 알려주어 자신들이 패했다며 마을 사람들을 학살하였다. 인민군의 총검에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간 원혼들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졌다.
6. 오향리 선돌 |
주소 | 충북 음성군 감곡면 오향리 |
전화 | 없음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없음 |
선돌은 마을 입구에 세워 재앙을 막는 수문신 또는 마을의 풍농 평안을 지켜주는 수호신 및 경계를 알리는 신체(神體)라고 한다. 오향리 선돌은 청미천 인근에 있는데 청미천은 경기도 이천과 충북 음성을 나누는 자연 경계선이다.
오향리 선돌은 남성 선돌과 여성 선돌 2기로 구성되어 있다.
남성 선돌은 감곡중학교 뒤편 농로를 따라 도보로 약 5분 거리이다. 남성 선돌에는 「숭정 13년 경진 10월 22일 입석」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숭정 13년은 조선 시대인 1640년에 해당한다.
여성 선돌은 남성 선돌에서 북쪽으로 약 350m 떨어져 있다. 「이가네 밥상」이라는 식당 건물 뒤편에 있으므로 참고할 것.
남성 돌과 여성 돌이 쌍을 이루고 있는 점, 청미천을 바라보고 있는 점, 동제(洞祭)나 개인적 치성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 등은 오향리 선돌의 고유한 특징이다. 고고학이나 역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7.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
주소 | 충북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 10 |
전화 | 043-881-2808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www.maegoe.com/ |
매괴(玫瑰)는 해당화과의 장미를 뜻한다. 중국의 가톨릭 서적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생긴 말인데 묵주를 뜻한다. 우리나라 성모순례지는 남양 성모성지와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두 곳뿐이다. 이곳 주차장은 성당 아래 공터에 마련되어 있으며 수십 대의 버스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충북 최초의 성당으로 1896년 9월 17일 장호원 본당으로 시작하여 파란만장한 역사의 부침을 견뎌왔다. 감곡면 일대가 내려다보이는 매산(梅山)이 배후에 있다. 매산은 진달래 · 철쭉 · 벚꽃 · 장미가 만발하는 봄과 여름에 장관을 이룬다.
임 가밀로 신부는 프랑스 타르브 교구 빌레아두르 지방에서 태어났다. 신심이 깊은 그의 모친은 집에서 20㎞ 떨어진 루르드에 그를 자주 데리고 다녔기에 그도 자연스레 사제가 되는 꿈을 키워 나갔다. 루르드는 성모 마리아가 현신하신 가톨릭 최고의 성지 중 한 곳이다. 그는 1888년 9월 16일 파리외방선교회에 입학하여 1893년 5월 27일에 사제 수품을 받은 후 조선 선교사로 임명되었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에서는 수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는데 그중 세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기적
1893년 5월 12일 조선 제물포에 도착한 임 가밀로 신부는 성당을 건립할 자리를 찾다가 현재의 성당 자리에 다다랐는데 이곳은 당시 명성황후의 6촌 오빠였던 민응식의 집터였다. 임 신부는 민응식에게 집을 팔라고 요청했지만 민응식은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며 거절하였다.
임 신부는 이곳을 허락하신다면 당신을 위한 성당을 짓겠노라고 성모 마리아께 기도하였다. 기도를 시작한 지 1년 3개월 후 을미사변이 일어났고 민응식의 집을 근거로 의병이 일어나자 일본군이 민응식의 저택에 불을 질러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임 신부는 폐허가 된 민응식의 집터를 헐값에 구입하였다.
둘째 기적
일제 시대였던 1943년 일본인들이 성당의 기를 꺾기 위해 성당 옆 공터에 신사를 건립하고자 하였다. 일본인들은 성당 신자들에게 강제 부역을 시키며 기공식을 강행하였다. 임 신부는 일본인들이 신사를 지으려는 터에 「무염시태 기적의 패」를 몰래 묻으며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성모 마리아께 간구하였다.
임 신부가 기적의 패를 묻은 후부터 목수나 인부들이 일하려고 하면 야생동물이 출몰하거나 천둥번개가 내리치는 등 변고가 생긴 탓에 1945년 해방되기까지 2년 동안 단 하나의 못도 박을 수 없었다고 한다.
셋째 기적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의 성모상은 프랑스의 루르드 성지에서 제작되어 1930년 성당 봉헌 당시 제대 중앙에 안치되었다.
6.25 남침 때에 북한 인민군이 성당을 임시 사령부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당 안에서 기이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자 성모상 때문이라고 생각한 인민군들은 성모상을 향해 일곱 발의 총탄을 발사하였다. 총탄을 맞고도 성모상이 부서지지 않자 화가 난 인민군들이 성모상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지만 한 발도 맞지 않았다.
이에 인민군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 가 성모상을 끌어내리려 하자 성모상이 고개를 숙여 인민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인민군은 두려움에 떨며 성당에서 물러났다.
매괴박물관에는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의 역사적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매괴박물관 옆에는 예수 그리스도 상과 광장이 있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방문해 보길 권한다.
8. 감곡벽화마을 |
주소 | 충북 음성군 감곡면 왕장리 일대 |
전화 | 없음 |
휴무일 | 연중무휴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없음 |
감곡벽화마을은 2차선 도로와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사이의 야트막한 언덕에 있다. 2차선 도로에는 주차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성당 주차장에 주차하고 성당을 감상한 후에 마을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외부인들은 감곡벽화마을이라고 부르지만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의 마을을 「매산벽화마을」이라고 부르는 듯하다.
벽화(2차원)와 실제 지형지물(3차원)을 조합한 아이디어는 참으로 기발할 따름이다. 실제 돌담 위에 그린 항아리 그림, 실제 바위 위에 그린 다람쥐 그림, 그림 속 개와 소의 목에 연결한 실제 밧줄은 진일보한 트릭아트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마을 뒷산인 매산(梅山)과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을 상징하는 벽화도 눈에 띈다.
커다란 고무 대야에 탄 자매. 언니의 시니컬한 미소와 동생의 겁먹은 표정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아로새겨진 푸른 기와도 만날 수 있다.
하얀 벽에 앙증맞게 그려진 우체통 그림을 마지막으로 음성군 당일여행을 마무리했다. 경충대로와 성남이천로를 이용한 귀경길은 신호등이 많긴 했지만 교통 정체가 없어 쾌적했다. 음성군 여행에서 기대 이상의 즐거움과 지적 만족감을 얻은 나는 두 번째 음성 당일여행 코스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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