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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서울 강동구 역사생태공원 도시텃밭(2019.05):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

by AOC 201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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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체험농장」에서 얻은 교훈은, 이름이 길고 거창하면 실속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 한 곳을 본 것만으로 서울시와 강동구의 친환경사업을 폄하하는 건 옳지 않았다. 농장에서 약 600미터 떨어진 곳에 「제1호 탄소상쇄숲」이 있었다. 이곳의 이름에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역사생태공원 도시텃밭」이 나타났다. 꽤 많은 사람들이 텃밭 사이를 분주히 돌아다니거나 텃밭에 앉아 땅을 고르고 있었다. 도심 한복판에 밭이라니? 입간판을 읽어보니 분양 대금을 내고 일정 기간 동안 텃밭을 분양받는 시스템이었다.

 

 

 

 

텃밭 너머 탄소상쇄숲의 만개한 이팝나무들이 눈길을 끌었다. 탄소상쇄숲은 주식회사 「이브자리」가 지역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조성하였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보니 이팝나무 외에 다양한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었다. 숲길 중간의 퇴비장에서는 심한 악취와 함께 침출수가 새어 나왔다.

 

 

 

 

숲은 그리 크지 않았고 나무들의 수령(樹齡)도 오래 되진 않아서 이곳이 숲다워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만개한 이팝나무꽃은 자못 볼 만했다.

 

 

 

 

 

텃밭 입구로 되돌아 가던 중에, 토양검사 결과 텃밭에서 중금속이 과다 검출되었으므로 재검사 전까지 작물을 수확하거나 섭취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었다.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이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밭일에 여념이 없었다.

 

 

 

 

텃밭 사이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본 결과 여기서 최근에 수확한 작물을 먹는 사례가 꽤 있었다. 중금속에 오염된 땅이라고 하니 텃밭을 돌아다니는 것조차 꺼림직했는데 텃밭 주인들 모두 열심히 흙을 일구고 작물을 심는 걸 보니 사고방식의 차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텃밭을 운영함으로써 서울시 · 강동구 · 주민 일부가 얻는 편익이 얼마인지 알 순 없지만 텃밭에 탄소상쇄숲과 공원을 조성하는 게 훨씬 나아보였다. 텃밭을 분양받는 사람은 지역주민 중 극소수에 불과하므로 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도 그리 크진 않을 것이다. 뭐, 이런 정책을 펼치는 구청장을 선택한 건 이 지역 주민들이긴 하다.

 

 

 

 

아무튼 두 곳 - 강동구 친환경 바이오에너지 체험농장, 역사생태공원 도시텃밭 - 에서 목격한 서울시의 친환경 정책과 사업은 효율적이지도 않았고 미관상 좋아 보이지도 않았다. 이런 식의 친환경이라면 나는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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