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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단양 대명리조트(2017.11): 죽령에서의 Night Driving

by AOC 2017.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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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욕을 마치고 나온 건 저녁 일곱 시가 넘어서였다. 영주 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에서 단양 대명리조트까지는 28㎞이므로 해가 저물었긴 해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완전한 오산(誤算)이었다.

 

 

 

 

맵피의 추천경로는 죽령로, 티맵의 추천경로는 중앙고속도로였다. 소요시간은 두 경로 모두 40분이었지만 죽령로 쪽이 중앙고속도로 쪽보다 10㎞ 짧았으므로 죽령로 경로를 택했다. 가로등과 주행차량이 드문드문 있어서 안심했는데 죽령로에 들어서니 상황이 달라졌다.

 

 

 

 

죽령로 좌우의 야광표지판들은 큼직하고 도색이 양호해서 도로 경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산이 높고 골이 깊어서 길과 주위가 칠흑처럼 어두웠다. 고개 초입의 모텔촌을 지나자 인적은 완전히 끊겼고, 고요하고 어두운 산길을 홀로 한참 달려야 했다.

 

낮이었으면 심산유곡의 늦가을 풍경을 만끽했겠지만, 몇십 미터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산길에서 그런 낭만을 즐길 여유는 없었다. 죽령로를 넘는 동안 지나친 자동차는 단 두 대였다.

 

 

 

 

죽령로를 벗어나자 곤두섰던 신경이 수그러들었다. 30여 분 걸렸지만 체감적으로는 두세 시간 걸린 것 같았다. 대명리조트 숙박은 처음이라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지상·지하 주차장 모두 넓었지만 빈 주차공간을 찾기가 어려웠다. 지하 주차장 진입로는 오른쪽으로 돌아내리는데다가 폭이 극도로 좁았다. 주차장 진입로가 비정상적으로 좁은 건물에 갈 때마다 차량 운전자들이 설계자와 건물주에게 고상한(?) 말을 한다는 걸 그들은 알까?

 

 

 

 

객실 타입은 패밀리형으로서 거실과 작은 방 하나가 있었다. 한화리조트와 비교하면 방이 작고 거실이 넓었다. 방은 무척 작은데다가 전기 콘센트마저 없어서 불편했다. 중앙난방식인 듯 객실에는 온도조절기가 없었다. 객실은 전반적으로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룸 컨디션은 양호했다. 와이파이(Wi-Fi)가 되지 않는 건 대명리조트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다.

 

 

 

 

난방가동이 충분치 않았는지 아침에 일어날 때에 약간의 한기(寒氣)를 느꼈다. 리조트 한식당 미채원에서 조식을 마치고 리조트를 둘러보았다.

 

 

 

 

지하1층에는 한식당·중식당·편의점·기념품점·롯데리아가 있었다. 편의점 옆 통로에는 단체투숙객 전용식당과 사우나가 있었다. 어제 프런트데스크 직원의 안내대로 사우나는 공사중이려니 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젖은 머리로 사우나에서 나왔다.
2017/11/30 - [여행&맛집] - 영주 소백산풍기온천리조트(2017.11): 아기 볼살 같은 온천수의 반전(反轉)

사우나 직원에게 물었더니 사우나는 정상영업 중이고 워터파크는 공사중이라고 알려주었다. 한밤의 죽령로 드라이빙을 피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부아가 살짝 치밀었지만, 옳고 그름을 따질 계제가 아니었으므로 잊어버렸다.

 

 

 

 

지하1층~1층 에스컬레이터 아래 공간

 

 

 

 

1층에는 프런트데스크, 두 개의 카페(카페베네·다리안), 아웃도어 판매점 등이 있었다. 단양 대명리조트는 온달동·평강동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무들은 수형(樹形)과 관리가 양호했고, 포토존·바이킹(유아용)·분수대가 있었다.

 

 

 

 

정문 옆에는 휴대용 취사도구 반입금지 안내문이 있었다. 현지에서 저렴하고 질 좋은 고기를 사서 구워먹으면 좋다는 걸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객실에서 고기를 구우면 연기·냄새·기름이 객실 천장과 바닥에 눌러붙어 청소하는 사람은 고달프고 다음 투숙객은 불쾌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다.

 

 

 

 

리조트 정원, 남한강, 울창한 산이 어우러진 객실 뷰는 감동적은 아니더라도 바라보기에 편안했다. 거실 창문을 열자 신선한 공기가 실내 가득히 밀려들어왔다. 귀가하면서 두 곳을 들러볼 예정이었으므로 늑장 부리지 않고 리조트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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