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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부안 궁항 마을(2015.05): 부안의 숨은 보석

by AOC 2016.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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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힐링카운티에서 부안 궁항마을까지는 자동차로 한 시간 반 거리이다.

 

 

 

 

 

궁항(弓項) 마을

반월(半月) 모양의 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마을 앞바다 100M 지점에는 "개섬(견도 犬島)"이 있으며 마을 서쪽해안은 거센 물결도 이곳에 밀려오면 잔잔해진다고 하여 "도당금(濤堂金)"이라고 부른다.

 

도(濤)는 거센 물결을 뜻하며, 당(堂)은 집을 뜻한다.

개섬에서 바라보면 마을이 활이며 개섬은 활촉으로서 개섬과 마을 사이에 100M의 목이 있다고 하여 활 궁(弓), 목덜미 항(項) 자를 써서 궁항(弓項, 활목)이라 부른다. 목덜미 항(項) 대신 목 항(亢)을 쓰는 경우도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 ~ 곰소항 ~ 궁항마을로 이어지는 30번 국도의 해안경관은 압권이다. 인간의 삶이 갯벌에 스며든 인간미(人間味) 넘치는 정경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서해 갯벌을 마주한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수려하고 웅장한 산세에 눈 호강은 극에 달한다.

 

언포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약 1.5Km 이동하면 궁항마을에 도착한다. 궁항마을까지 도로표지판이 없어서 불안할 수도 있지만 외길이니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믿고 직진하면 된다.

 

 

 

 

궁항방파제

무채색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폄하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거센 해풍(海風)과 사나운 파도 때문에 가드레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내려다보면 섬뜩했다.

 

 

 

 

궁항방파제 옆 작은 방파제 끄트머리의 노란 철탑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상으로는 평온하게만 보이는 바다이지만 실제로는 사납기 그지 없었다. 서해 멀리서 달려온 검푸른 파도는 해변에 닿지 못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방파제를 격렬히 들이받았다. 방파제 아래에서 크고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웅성거리는 바다는 아찔하고 두려웠다.

 

 

 

 

산 뒤에 보이는 적갈색 건물은 "휴리조트" 펜션이다. 건물의 내외관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입지만큼은 탁월하다.

 

 

 

 

궁항방파제 끝의 철탑과 가로등

 

 

 

 

선착장

콘크리트 방파제와 밋밋한 선착장과 몇 척의 작은 고깃배들뿐이었지만 가드레일에 기대어 서서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아무리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반전(反轉)

 

출고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은회색 그랜저가 선착장에 들어섰다. 이른 아침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또 있다는 게 의외라고 생각하던 순간, 수건을 머리에 질끈 두른 아주머니 두 분이 자동차에서 내리더니 트렁크에서 어구(漁具)를 꺼내어 작업 준비를 하였다.

 

TV나 소설에서 빈한(貧寒)하게 묘사되는 농어민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었다. 농어촌에도 고소득자들은 당연히 많을 것이다. 향수(鄕愁)에 기대어 농어촌을 목가적으로만 묘사하는 방송매체에 내 자신이 물들었나 싶었다.

 

 

 

 

개섬(犬島)

선착장 바로 옆에 개섬이 있다. 썰물 때에는 뭍이 드러나면서 개섬으로 가는 작은 길이 열린다.

 

 

 

 

 

개섬(犬島)

먼 옛날 한 장사(壯士)가 도당금(濤堂金)에 돌집을 짓고 무술을 연마하며 장수(將帥) 되기를 꿈꾸었다.

벼락이 무섭게 내리치던 어느 날 거센 폭풍에 돌집이 무너지고 장사는 깔려 죽고 만다.

돌집이 무너진 자리에 섬이 생겼고 장사는 죽어 개(犬)가 되었기에 개섬이라 부르게 되었다.

 

 

 

 

번듯한 산책길이나 전망대는 없지만 가볼 만한 곳이다. 다음 행선지는 '격포항·채석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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