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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서울 조선호텔 역삼 센터필드(2022.09): 한국집, 스타벅스, 우영우, 아방 베이커리

by AOC 2022.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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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갑자기 "돌솥비빔밥"이 먹고 싶었다.

 

아무런 이유나 동기도 없이.

 

연기는 나지 않지만 뜨겁게 달궈진 돌솥에 넉넉히 담긴 비빔밥이 간절히 생각났다.

 

평소, 돌솥비빔밥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르네상스 호텔을 허물고 새로 지어진 조선호텔 역삼 센터필드.

 

그곳 지하 푸드코트의 돌솥비빔밥을 먹으러 출발.

 

 

 

 

르네상스 호텔은 뷔페에 한 번 가본 것이 전부였다.

 

매력적인 외관의 건물이었는데 마케팅이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

 

일반인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했는데, 도심 속의 외딴 섬처럼 일반인의 왕래가 내 관점으로는 드물었다.

 

르네상스 호텔이 매각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센터필드가 들어온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주차장 입출구는 찾기 쉽게 되어 있었다.

 

주차장에 진입하자마자 좌측에서 빠르게 달려온 흰색 카니발 때문에 살짝 놀랐다. 합류 구간인 것 같은데, 위험성이 내재된 구조였다.

 

주차장은 차량 통행에 하등의 불편이 없었다. 각각의 주차구획의 폭도 넓어서 문을 여닫기에도 넉넉했다.

 

주차된 차량이 많아서 지하 5층까지 내려가야 했는데, 마침 어떤 여자가 자동차에 탑승하여 시동을 걸었다. 금방 나가는가 싶어서 비상등을 켜고 1~2분 기다렸는데 감감무소식. 옛 경험이 떠올라 다른 주차구획을 찾아 주차하고 있는데 그 여자의 승용차가 앞을 지나갔다.

 

2016.06.09 - [생활의 발견] - 주차장 사디스트

 

 

 

 

엘리베이터 탑승.

 

푸드코트는 지하 2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에는 지하 2층 버튼이 없네?

 

이렇게 직관적이지 않은 시스템은 딱 질색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까?

 

아무튼 1층까지 올라갔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센터필드 측에서는 이곳 푸드코트를 「Gourmet Street」라고 부르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안내판에는 「The Shops at Centerfield」라고 적혀 있었다. 「The Shops at Centerfield」가 「Gourmet Street」의 상위 개념인 것 같다.

 

사진이 심하게 흔들려 찍혔음. 요즘 들어 사진에 노이즈도 많이 생겨서 스마트폰 기변을 고려 중이다. 자기 합리화?

 

 

 

 

「한국집」 입장.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라 손님이 많진 않았다.

 

1952년부터 전통 방식에 따라 전주비빔밥을 만들어 왔다고 한다.

 

본점이 전주라니…. 올해 봄, 전주에서 먹었던 전주비빔밥의 악몽이 떠올랐다.

 

불안한 마음으로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돌솥비빔밥과 생채비빔밥을 주문.

 

찌개도 시키고 싶었지만 가격이 비빔밥에 육박해서 주문하기가 꺼려졌다. 양과 가격을 동시에 줄인 찌개가 있으면 좋을 듯.

 

계란 노른자의 비릿한 맛이 비빔밥 재료의 본연의 맛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생계란 노른자를 비빔밥에 넣지 않는다고 한다.

 

 

 

 

나왔다, 돌솥비빔밥!

 

비주얼은 일단 합격. 밥 위에 올려진 고명들이 큼직큼직해서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고명 재료는 소고기, 계란 지단, 황포묵, 버섯, 호박, 무채, 김 가루 등으로 파악됨.

 

콩나물국과 네 가지 반찬. 돌솥비빔밥에 비해 다소 허술해 보이는 비주얼. 이건 다른 도심 비빔밥집에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라 딱히 트집 잡을 일은 아니다.

 

나사 빠진 듯한 비주얼과는 달리 반찬이 다 맛있었다. 콩자반과 배추김치는 리필했음.

 

 

 

 

생채비빔밥. 이름답게 무생채가 듬뿍 올려져 있다.

 

이 메뉴는 주문 시 주의할 것. 다른 비빔밥들은 따뜻한 밥 베이스지만, 생채비빔밥은 차가운 밥 베이스다. 밥이 차가워서인지 밥과 재료들이 붙임성 있게 잘 섞이지 않았다. 돌솥비빔밥을 다 먹은 후 빈 돌솥에 생채비빔밥을 덜어서 덥힌 후에 먹었더니… 맛있네?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에 부적합한 상황이었음은 인정한다. 며칠 동안 돌솥비빔밥을 먹고 싶었고, 점심시간이 지난 시각이라 허기도 진 상태였다.

 

일단, 엄청 맛있게 먹었다. 돌솥 바닥에 붙은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었고, 빈 돌솥에 생채비빔밥을 덜어 먹기도 했음.

 

우려와는 달리, 전주에서 먹었던 전주비빔밥과는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하나도 텁텁하지 않았고, 큼직한 고명들은 씹는 맛이 있었다. 또 먹으러 가야 겠음.

 

 

 

 

「속 편한 음식」을 추구하는 한국집의 지점은 제2롯데월드몰,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아웃렛 이천점에도 있음. 기억해 둬야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스타벅스로 이동. 중동 feel?

 

 

 

 

스타벅스. 인테리어와 테이블·의자에 힘을 준 티가 팍팍 났다.

 

이렇게 고급스러운(또는, 고급스러운 티가 나는) 의자를 배치한 스타벅스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매장도 널찍. 여느 스타벅스처럼 흡음재가 없어서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증폭되어 꽤 시끄러웠다.

 

카라멜 시럽을 추가한 아이스 카페라떼를 주문했는데 왜 이렇게 밍밍하지?

 

 

 

 

외부 정원.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정원이었다.

 

 

 

 

정원에서 올려다본 센터필드 EAST.

 

 

 

 

분수도 가동 중이었다. 「비오톱」이라는 용어를 간혹 보긴 했는데, 「생물 공동체의 서식지」를 뜻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식재 수종 중에 창포가 많으니 내년 5월에 구경하러 와야겠다. 야생 수국도 식재되어 있었는데, 관상용 수국이 아니라서 조금 아쉬웠음.

 

 

 

 

센터필드 정원에서 바라본 센터필드 WEST와 「큰길타워」. 큰길타워 구내식당의 추억이….

 

 

 

 

큰길타워 1층에 「GS25 DXLAB&CAFE」라는 게 생겼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미래형 편의점 카페라고 한다. 네이밍이… 정말 예술(?)이다.

 

 

 

 

센터필드 WEST 정문으로 이동.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왔던 회전문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영우가 리듬에 맞춰 통과하는 회전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화만 보고 더는 보지 않았는데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하니 다시 찾아볼 생각이 살짝 들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AVANT 베이커리」. 아반트? 아방트? 아방?

 

아마 "아방 베이커리"가 가장 정확한 발음일 듯.

 

진열된 빵들은 썩 맛있어 보이지 않았다. 비주얼이 상당히 좋았는데 비주얼과 맛은 종종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문 방법은 신박했다. 빵을 고른 후 진열대 앞의 빵 명함을 계산대로 가지고 가야 한다. 처음에는 책갈피인 줄 알고 명함을 두세 개 챙겼다가 안내문을 보고 되돌려 놓았다.

 

초코 시나몬 롤과 이름을 외우기에도 어려운 크루아상을 주문.

 

계산을 위해 카드를 건넸는데 IC칩 인식이 잘되지 않았다. 조금 전 「한국집」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한 카드니까 카드의 문제일 리는 없었다.

 

그런데 카드를 넘겨받은 여종업원이 살짝 이상했다. IC칩 인식이 잘 안 되자, 짜증이 난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성격인지, 카드의 마그네틱을 말 그대로 "미친 듯이" 그어대는 것이었다.

 

광기狂氣! 방치할 수 없어서 차분한 목소리로 다른 카드로 결제하겠다고 말하여 카드를 격렬하게 그어대는 그녀의 행위를 제지하였다.

 

 

 

 

진동벨과 빵 명함. 아무리 봐도 책갈피인데….

 

매장 밖에는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레지던스 호텔인 「아르누보 시티」.

 

 

 

 

진동벨이 울려서 받아온 빵. 경험적으로 이런 비주얼의 빵은 느끼해서 조금 먹다 보면 물리게 마련.

 

 

 

 

초코 시나몬 롤은 생김새만큼 달지 않아서 계속 먹어도 부담이 없었다.

 

반전은 하얀 가루가 뿌려진 크루아상과 크림. 근래에 먹은 크림 중에 가장 맛있었다.

 

크림에서 전지분유(?)의 향과 맛이 났는데 적절히 달짝지근하면서도 텁텁함과 느끼함이 환상적으로 억제됐다. 앉은 자리에서 서너 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삭함과 부드러움을 빵 겉면도 인상적.

 

 

 

 

전복을 닮은 단호박빵.

 

내 입맛을 사로잡은 크루아상의 정확한 풀네임은 「마스카포네 크루아상」.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비싼 값어치를 함.

 

※ 아방 베이커리(AVANT Bakery)의 "아방"은 "아방가르드 Avant-garde"의 축약어가 맞는 듯.

 

아방가르드는, 원래 군사용어로서, 전투 시 본대에 앞서 선두로 나아가 적의 현황을 탐색하는 척후병을 뜻했다. 이후 예술계에 전용되어 향후 전개될 예술을 탐색하고 지금까지의 예술 개념을 혁신하는 혁명적인 예술 사조를 뜻한다.

 

 

 

 

🔊🔊🔊

1. 한국집 돌솥비빔밥 👍

2. "우 to the 영 to the 우"의 회전문

3. 아방 베이커리의 환상적인 크루아상과 광적인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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