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가 가끔 있다.
새벽녘 비몽사몽간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다. 그 음악은 한껏 예민해진 새벽 감성을 자극한다. 감미로우면서도 애달픈 선율에 몽롱한 의식은 차분히 가라앉는다. 잠시 후 음악이 끝난다. 그런데 DJ가 제목을 웅얼거려서 알아들을 수 없거나 아예 알려주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선율은 점점 더 희미해진다. 잃어버린 음악을 찾고자 하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찾을 방법이 없다.
『그 음악』을 새벽에 세 번 들었다. 해금의 애절한 음률과 첼로의 묵직한 사운드가 서로를 보듬으며 두 악기가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음악이었다. 세 번 모두 제목을 놓쳤다. 한 번은 DJ가 흐릿하게 발음했고, 두 번은 음악이 나가기 전에 제목을 말한 듯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라디오 방송국 홈페이지에서 제목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알아낸 음악의 제목이 〈Wolfgang's Tune〉이다.
유튜브에서 〈Wolfgang's Tune〉 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다가 이 음악이 수록된 앨범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국악》의 나머지 음악도 궁금해져 앨범을 주문하였다. 음악CD를 사본 지가 몇 년 전이었던 듯. 그만큼 이 앨범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앨범은 두 개의 CD로 구성되어 있다. CD케이스를 감싼 종이 케이스는 질감과 디자인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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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이 제법 많다. 클래식 곡을 가야금으로 연주한 1번 CD와 해금·첼로 협주곡 및 해금 단독 연주곡이 수록된 2번 CD 모두 다채롭고 흥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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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종이케이스 디자인과 똑같은 CD케이스 디자인. 흰색 바탕과 벚꽃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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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CD를 연속으로 쉬지 않고 들었는데 『괜히 샀다』 하고 후회했다.
〈Wolfgang's Tune〉만큼의 감동을 주는 곡이 없었다. 이 음악 하나를 위해 나머지를 억지로 쑤셔넣은 듯한 인상마저 받았다. 새벽녘에 들었던 신비로운 음악으로만 가슴 속에 기억해둘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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