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올 때마다 불국사에 반드시 들르는 게 습관이 되었다.
경주에는 아직껏 가보지 못한 수많은 유적이 많은데, 불국사에 들르려면 적게는 한두 곳 많게는 두세 곳의 새로운 유적지 탐방을 포기해야 하지만,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지 않으면 경주를 떠날 때에 몹시 허무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든다.
싸늘한 바람이 부는 데도 불국사에는 관람객이 가득했다. 내국인 관광객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많았는데 백송(白松)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경청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조심스러운 몸가짐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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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절정기가 지난 터라 단풍나무에는 빛바랜 단풍잎들만 가득 달려 있었다.
올해 단풍은 단풍 절정기에도 예년과 달리 색이 곱지 못하고 색이 탁하고 연했다. 우리나라의 암울한 상황과 비견되어 답답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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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을 지나 불국사 경내로 향하는 길 오른편에 산으로 난 작은 길이 있었다. 불국사에 올 때마다 늘 보던 길인데 가본 적이 없었기에 올라가 보았다. 불국사 경내와는 이어지지 않는 길로서 토함산 등산로인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 잠시 쉬다가 길을 도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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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교·백운교·자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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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영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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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교·칠보교·안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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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식 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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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 화장실 유구와 그 앞 공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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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화려한 다보탑이 좋았지만 요즘에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주는 석가탑에 마음이 쏠린다.
개인적 취향일 뿐이지, 두 탑의 우열을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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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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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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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시대의 유적은 볼 때마다 찬탄과 경외를 금할 수 없는데, 그러한 유적 가운데에서도 불국사는 특별한 존재다. 신라라는 국가가 우리나라에 존재했다는 건 크나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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