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의 3대 게임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는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독창적인 세계관과 매혹적인 스토리라인(Storyline)이 일품이다.
블리자드 3대 게임 중 최초로 영화화된 워크래프트 - 전쟁의 서막을 관람하였다.
1. 스토리라인
전체적인 줄거리는 게임과 비슷한데, 세부 사건들이 게임과 다르게 진행된다.
A를, 게임에서는 B가 살해하는데 영화에서는 C가 살해한다거나.
D가, 게임에서는 E와 사랑에 빠지는데 영화에서는 F와 사랑에 빠지는 식이다.
게임을 영화로 만드는 영화감독은 원작 수정의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감독이 게임 스토리를 일절 손보지 않고 영화화하면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의심받는다.
감독이 게임 스토리를 자의적으로 변형하면 게임을 훼손했다고 비판받는다.
가급적이면 게임 내용을 그대로 영상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게이머들은 본인이 플레이했던 게임을 거대한 스크린에서 영상으로 목격하기를 원한다.
게다가 블리자드 게임의 스토리라인은 탄탄하기 때문에 어중간한 덧칠은 사족이 되어 버린다.
2. 음악
이 영화의 음악담당은 라민 자와디(Ramin Djawadi)이다.
영화 퍼시픽 림Pacific Rim과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음악을 담당한 실력파 작곡가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뛰어난 음향 효과에 비해 음악은 무색무취했고 기억나는 멜로디도 없었다.
워크래프트OST를 영화에 삽입했더라면 시너지 효과가 컸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 OST의 차용을 라민 자와디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
3. 등장인물
호드 캐릭터들(듀로탄, 오그림 둠해머, 굴단, 가로나)은 게임과의 싱크로율이 100%였는데 휴먼 캐릭터들이 문제였다.
휴먼 족의 최대 영웅 안두인 로서는 언행이 경망스러웠고, 메디브는 배역과 연기자의 이미지가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최고 간지 캐릭터는 '듀로탄'이었다.
4. 영상
영화 속 CG를 봐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유치하거나 수준 낮은 영상은 아니었는데 블리자드 게임의 시네마틱 영상들이 워낙 고퀄이었던지라 게이머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휴먼 족과 오크 족이 맞붙는 대규모전투 장면이 영화 종반부에 딱 한번 나오는데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의 스케일에는 미치지 못했다.
5. 총평
소소한 아쉬움들이 있었지만, 두 시간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감독(던칸 존스)이 연출 역량을 잘 발휘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워크래프트 게임을 해보지 않았거나 이 게임의 세계관을 모르는 사람도 영화감상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희대의 패륜아 아서스
버림받은 자 일리단
오크족의 영웅 스랄
속편이 기대되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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