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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춘천 제이드가든(2017.10): O Sole Mio!

by AOC 2017.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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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곤지암에 LG 〈화담숲〉이 있다면 강원도 춘천에는 한화 〈제이드가든〉이 있다.

 

화담숲은 작년 가을에, 제이드가든은 올해 봄에 다녀왔다. 두 곳 모두 서울에서 가깝고 조경이 훌륭하며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가을을 맞아 제이드가든에 가볼까 하고 망설이던 차에 제이드가든 무료입장권이 생겼기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었다.

 

단풍철임을 감안하여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서울양양고속도로 화도IC로 나와 경춘북로에 접어들자 수량이 제법 풍부해진 북한강이 보였다. 제이드가든 쪽으로 갈수록 안개가 자욱해졌다.

 

교통체증이 없어서 제이드가든 근처에 도착하니 아홉 시가 조금 안 됐다. 경춘북로에서 제이드가든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편의점에서 빵과 음료수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서울에서 출발하면 대부분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게 되는데 강일IC에서 화도IC까지 고속도로 휴게소가 없다. 화도IC에서 제이드가든까지의 경춘북로 옆에 식당들은 많지만 이른 시간에는 문 연 곳을 찾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편의점은 제이드가든으로 가는 길의 『오아시스』다.

 

 

 

 

제이드가든 주차장에는 이미 차량 예닐곱 대가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다. 아홉 시가 넘었는데 짙은 구름과 안개에 아침햇살은 가려지고 선득한 공기만 가득했다. 긴팔셔츠와 방풍자켓 속으로 파고드는 한기(寒氣)가 여간 매서운 게 아니었다.

 

 

 

 

올봄 아침에는 그토록 번잡했던 입구가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적색풍 벽돌의 입구와 부속건물은 제이드가든의 트레이드마크다.

 

 

 

 

입장하면 형형색색의 국화들이 반긴다. 전국 여기저기에서 대규모 국화축제가 벌어지고 있지만 이만큼의 국화만으로도 마음은 풍요로워진다.

 

 

 

 

나무조각을 깔아만든 길은 밟는 느낌이 포근하다. 이 나무조각들을 뭐라고 부르던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제이드가든도 핑크뮬리 열풍을 외면할 수 없었던 듯. 양주 나리공원에서 핑크뮬리를 『질리도록』 즐겼기 때문에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군락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지만 지나가는 사람마다 환성을 지르며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 했으므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핑크뮬리 군락 옆에는 시퍼런 배추들이 「나를 데려가시오. 나를 『김치냉장고』로 데려가시오」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그렇다. 이 배추들은 관상용이 아니라 식용에 존재가치가 있다.

 

 

 

 

핑크뮬리 군락을 지나면 몽환적인 산책길이 이어진다.

 

 

 

 

핑크뮬리 군락지에서 중년여성 세 명과 마주쳤다. 고향친구이거나 여고동창이거나 이웃주민이거나 아니면 다른 인연으로 매인 친구일 수도 있다. 희뿌연 안개와 쌀쌀한 바람에도 아랑곳 없이 서로 말을 걸고 말을 받고 웃으며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길을 걸어 올라가는 내내 그녀들과 여러 번 마주쳤다. 마주칠 때마다 암묵적인 사진부탁과 촬영대행이 이루어졌다.

 

 

 

 

분수가 『시원하게』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이미 얼어붙은 몸에 마음마저 시렸다.

 

 

 

 

로도덴드론은 진달래·철쭉·영산홍 등 진달래속(屬) 식물을 의미한다. 곤지암 화담숲에도 조성되어 있는 〈만병초〉 군락지가 로도덴드론 가든에도 있다. 만병통치약이라는 푯말의 소개와는 달리 〈안드로메도톡신〉이라는 맹독물질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만병초를 몰래 떼어가서 날로 씹어먹는 사람은 없겠지.

 

 

 

 

로도덴드론 가든은 산책로에서 벗어난 완만한 경사지에 조성되어 있다. 아침 해를 바라는 마음이 점점 더 간절해졌다. 손등이 얼얼해서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집어넣었다.

 

 

 

 

로도덴드론 가든을 나와 다시 산책로에 들어섰다. 올봄에 와봤기 때문에 길을 잃을 걱정은 없었다.

 

 

 

사실, 제이드가든 산책로 루트는 단순해서 초행자도 길을 잃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목원 정상으로 가는 길에 보랏빛 용담이 눈길을 끌었다.

 

 

 

 

제이드가든 정상의 웨딩가든에 이르자 고대하던 아침햇살이 운무(雲霧)를 밀어내고 따스한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렇게 달콤한 햇살은 오랜만이었다. O Sole Mio!

 

 

 

 

웨딩가든 매점 〈Sunberry〉앞에서 바라보는 수목원 아래와 멀리 건너편 산의 풍경이 일품이다.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셀프웨딩사진을 찍고 있었다. 남자의 구도대로 풍선을 들고 환하게 웃던 여자의 『얇디얇은』 웨딩드레스가 너무나도 연약해 보였다.

 

 

 

 

웨딩가든에서 햇볕을 듬뿍 받고나니 몸이 훈훈해졌다. 올라갈 때에는 서늘하게만 보이던 모든 것들이 내려갈 때에는 포근하게 다가왔다. 감각은 상대적이다.

 

 

 

 

제이드가든의 Photo Zone

 

 

 

 

지나치게 일찍 오는 바람에 추위에 떨었지만 웨딩가든을 20분 동안 독점했으니 불만은 없었다. 줄지어 들어오는 관람객을 보니 레스토랑도 곧 붐빌 것 같았다. 이른 점심식사를 위해 제이드가든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 여행 시기: 2017년 10월 4주차

■ 주소: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산 111번지

■ 전화: 033-260-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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