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의폭력1 모래그릇(砂の器, 2004): 슬픔의 미학 그 완전체 내가 처음 본 일본드라마(이하 일드)는 〈짐승의 길(けもの道)〉이었는데 1화를 보고 난 후 감동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1화에서 제기한 갈등과 복선과 세계관이 이후 여덟 개의 에피소드에서 도저히 마무리할 수 없을 만큼 심오하고 방대했기 때문이다. 탁월한 영상미, 흡인력 있는 대사, 개성이 뚜렷한 등장인물을 갖췄더라도 드라마가 엉성히 마무리되면 그 모든 것들이 하찮은 잔재주로 전락해 버린다. 서사구조는 예술성에 후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걱정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정밀하고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예술성은 빛을 발했고 점증하던 갈등과 복선은 클라이맥스에서 단호하고 처절하게 폭발하였다. 〈짐승의 길(けもの道)〉 이후 감상한 수많은 일드 중 함량 미달의 작품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드라마는 다음 네 가지 .. 2017. 1.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