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함안의 대표적 관광명소로는 무진정, 입곡군립공원, 악양생태공원, 말이산 고분군 등이 있다.
무진정과 입곡군립공원의 가을 풍경이 대단하다고 해서 지난 몇 년 간 함안 여행을 계획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되곤 했다.
이번 여행의 메인 지역은 통영이었지만 동선動線을 살짝 수정하여 함안의 연꽃테마공원과 무진정을 여행 루트에 포함시켰다.
함안 연꽃테마파크의 시그니처는 "아라홍련"인데 이 명칭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삼국 시대 당시 함안을 지배한 나라는 아라가야였다. 아라홍련이라고 하면 아라가야 때의 연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2009년 5월 경상남도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여러 개의 연꽃 씨앗이 발굴되었는데, 성분 분석 결과 고려 시대 연꽃의 종자로 확인되었다.
이 종자의 발아에 성공하자 함안군은 고려 시대의 연꽃에 함안의 옛 이름인 아라가야의 이름을 붙여 아라홍련이라고 명명하였다. 꽃은 고려의 것, 이름은 가야의 것.
내비게이션에서 함안 연꽃테마파크 주차장이 검색되지 않아 인접한 함안공설운동장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출발. 문경과 상주를 거쳐 구미에 이르자 에어컨 1단으로도 시원했던 자동차 실내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 주차는 함안공설운동장 내 함안군 공원관리사업소 근처에 했다. 주차장은 넉넉한 편이며 근처에 공터가 많아 주말 주차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였다.
▲ 이정표를 따라 계단을 오르면 작은 목조 다리가 있다. 다리 아래 개천에는 창포로 보이는 푸른 풀이 무성했다.
▲ 다리를 건너 전망대에 서면 연꽃테마파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종합안내도를 숙지한 후 본격적으로 관람 시작.
▲ 6월 말 함안의 햇볕은 뜨겁다 못해 따가웠다. 이 정도로 강렬한 햇볕과 더위에도 불구하고 연꽃의 개화율은 20% 미만이었다. 크고 푸른 연잎만 무성할 뿐 만개한 연꽃은 드물었다.
▲ 연꽃테마파크 중앙을 가로지르는 철망터널. 터널 좌우의 장미 덩굴이 터널을 뒤덮을 정도가 되려면 2~3년 정도 지나야 될 듯.
▲ 함안연꽃테마파크의 시그니처인 "아라홍련" 시배지로 가는 길. 관람로는 폭이 넓고 평탄하다. 아라홍련도 만개하진 않았지만 다른 연꽃에 비해 개화율이 높은 편이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아라홍련 시배지의 정자는 "서낭정"이다. 전망대를 거쳐온 터라 정자 위에 올라가야 할 필요성을 딱히 느끼지 못해 패스.
▲ 아라홍련 안내문. 지금 보고 있는 이 연꽃이 고려 시대 불교 탱화의 실제 모델이라고 한다.
▲ 연꽃 사이를 가로지르는 징검다리. 돌에는 야간 조명이 설치되어 있다. 징검다리를 건넌 후 연꽃 사잇길 랜덤 산책.
▲ 철망터널 밖에 달린 연한 주황색의 장미. 진하지 않으면서도 중독성 있는 향기가 일품이었다.
▲ 철망터널을 기준으로 아라홍련 시배지 반대편의 연못. 다양한 품종의 수련들이 식재되어 있다. 원형 연못의 분수는 가동 중단 상태.
연꽃테마파크의 연꽃이 만개하려면 이곳을 찾았던 6월 말에서 2주 정도는 더 지나야 할 것 같았다. 신문기사로만 접했던 아라홍련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은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다시 이곳에 올 것인가 하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