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산 유기방 가옥(2021.04): 수선화 파라다이스, 미스터 선샤인, 정체불명의 강아지

by AOC 2021. 4. 6.
반응형

몇 년 전부터 여행 위시리스트WishList에 담아 놓았던 여행지 세 곳.

 

1. 서산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

2. 전주 완산공원 꽃동산의 겹벚꽃과 영산홍

3.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위시리스트에 담아 놓은 후부터 묘하게도 저 세 곳의 절정기를 자의반 타의반 놓쳐서 아쉬움이 컸는데, 2021년에 와서야 비로소 서산 유기방 가옥의 수선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여행 위시리스트에 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서산 유기방 가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경.

 

우려와는 달리 주차장에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주차장 바닥은 비포장이어서 표면이 고르지 못했고, 질퍽한 곳이 여기저기 많아서 주차와 보행에 신경이 쓰였다.

 

주차장 경사면에는 수선화들이 가득 식재되어 있었는데, 행사장 내부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주기에 충분했다.

 

벚꽃 개화 시기까지 맞물려서 흰색의 벚꽃, 노란색의 수선화꽃, 푸른색의 수선화 잎이 싱그러운 앙상블을 이루었다.

 

 

 

 

유기방 가옥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입구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입장해야 한다.

 

예전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지만 시설 관리를 위해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입장료는 딱히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수준.

 

관람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인데 입장권은 개장 30분 전부터 판매한다고 되어 있다. 그럼, 새벽 5시 30분부터 매표소에 직원이 있다는 건데……. 가능할까?

 

 

 

 

안내도에서 보다시피 유기방 가옥 일대가 전부 수선화 군락지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장소도 있다. 이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서 촬영장소에 대한 별다른 기대나 감흥은 없었다.

 

유기방 가옥은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었다. 행사장 플래카드에는 1949년에 건립되었다고 적혀 있는데, 유기방 가옥 홈페이지에는 1919년 일제 시대에 건립되었다고 되어 있다. 여러 사료들을 종합해보면 1919년이 맞는 듯하다.

 

 

 

 

매표소를 지나자 바로 한복체험장과 식당·커피숍이 있었다. 한복 대여비는 2시간에 1만 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미스터 선샤인」의 시대적 배경(구한말)에 착안한 대여 사업이라고 보였다.

 

식당과 커피숍은 여느 지방 행사장에서 봄 직한 형태였다. 외부에서 행사장으로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여기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이른 봄이라서 햇볕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손 치더라도 테이블 위에 간이 천막이라도 설치되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짝 핀 수선화와 벚꽃에 만개한 목련까지 더해져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매표소 인근에는 수선화 군락들이 띄엄띄엄 형성되어 있었다.

 

 

 

 

 

「미스터 선샤인」 안내판. 2018년에 방영했던 드라마였구나…….

 

 

 

 

드라마 촬영장이었던 가옥 내부로 진입.

 

가옥 정면에서 창틀을 통해 바라보는 수선화와 장독대가 인상적이었다. 관람객 대부분이 그러한 구도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가옥에서 벗어나 수선화 군락지로 향했다. 쏟아져 내리는 계곡물처럼 야산을 뒤덮은 수선화 군락지의 비주얼은 압도적이었다. 유채꽃보다 더 진한 노란색이어서 인물 사진의 배경으로 이만한 곳이 있을까 싶었다.

 

 

 

 

산비탈은 꽤 경사가 있는 편이지만 관람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어린이나 노약자도 어렵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경치도 좋았지만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그에 못지않았다.

 

 

 

산 정상은 소나무 숲이었는데 잘린 소나무 밑동이 많았다. 수선화 식재를 위해 자른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고 보니 산 아래에서 산 정상까지의 수선화 군락지에는 나무가 한 그루도 없었다.

 

벌목伐木은 임야 주인도 함부로 하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냥 궁금해졌을 뿐.

 

 

 

 

서산 여미리 비자나무

 

1675년 제주도에서 옮겨져 식재되었다고 하며 추정 수령이 약 330년에 달한다.

 

비자나무는 제주도에 대군락이 있으며 전라도의 백양산과 내장산에만 일부 자생하는 수종이며 중부지방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 나무라고 한다.

 

 

 

 

여미리 비자나무 옆 하트 연못. 하트 모양으로 파내어 물을 채운 듯. 물빛이 누르스름해서 하트 연못이라는 명칭이 무색했다. 물이 맑았더라면 수면에 비친 수선화의 반영이 환상적이었을 텐데…….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서산 유기방 가옥의 대표 사진 스팟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수선화 군락지 – 나만의 베스트 샷

 

 

 

 

서산 유기방 가옥의 야산에서 마주한 강아지

 

강아지 한 마리가 야산 정상에서 배회하다가 내게 다가오더니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

 

강아지는 한동안 앞장서서 걷더니 사진 찍기 좋은 수선화 군락지 앞에 멈췄다. 묘하다 싶어서 카메라를 꺼내자, 강아지는 사진을 찍는 동안 꼼짝하지 않고 포즈를 취했다.

 

2~3분 정도 사진을 촬영하자 강아지는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이 아까 나를 만났던 곳으로 되돌아갔다.

 

안내전문 교육을 받은 강아지인가? 지금도 녀석의 센티멘털한 표정이 기억 속에 생생하다.

 

 

 

 

하트 연못을 내려다보는 빨간 원피스의 여인.

 

더 극적인 구도를 촬영할 수 없었던 단렌즈 카메라의 비애를 절감했던 순간.

 

 

 

 

🔊🔊🔊

1. 국내 탑급의 수선화 명소

2. 수선화의 노란색과 초록색의 압도적 비주얼

3. 정체불명 강아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