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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포천 운악산(2015.06): 경기 오악의 으뜸

by AOC 2016.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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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과 야식을 억제하지 못했더니 몸이 부쩍 무거워졌다. 십 년 동안 멀리했던 등산을 다시 다니기로 결심하였다.

 

포천 운악산은 경기 오악(五岳) 중 하나이다.

 

경기 오악: 감악산(파주), 관악산(과천), 송악산(개성), 운악산(포천), 화악산(가평)

 

 

 

 

 

등산코스는 세 가지 모두 원점회귀방식이라는 점이 맘에 들었다. 자동차를 가지고 온 사람의 입장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지점과 산에서 내려오는 지점이 다르면 곤란하다.

 

눈썹 바위 → 병풍 바위 → 정상 → 코끼리 바위 → 무우 폭포 순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2코스로 오르고 1코스로 내려오는 방식이었다.

 

산 이름에 악(岳)이 들어 있으면 돌과 바위가 많고 험하다. 운악산도 예외는 아니어서 로프가 설치된 바위 구간과 급경사 구간이 많았다.

 

 

 

 

눈썹 바위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서 약 1억 5천만 년에서 2억 년 사이에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천천히 식어 형성된 암석이다. 차별 풍화로써 눈썹 모양을 띠게 되었다.


눈썹 바위 전설


하늘에서 내려와 계곡에서 목욕하던 선녀들을 몰래 지켜보던 총각이 선녀들이 벗어 놓은 치마 중 하나를 훔쳐 감추었다.

총각은 치마를 잃어버린 선녀에게 자기 집으로 가자고 구슬렸지만 치마를 입지 않은 채로 어찌 따라 나설 수 있겠느냐며 선녀는 총각과 실랑이를 벌였다.

선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총각은 선녀에게 치마를 내주었고 선녀는 하늘에 잠시 올라가서 살림살이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오겠다며 눈웃음을 지었다.

선녀의 눈웃음에 넘어가지 않을 속세의 남정네가 있겠는가. 하늘로 올라간 선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총각은 눈썹 바위가 되었다.


유명한 전래동화 나뭇꾼과 선녀에서는 선녀가 아이들까지 데리고 올라가 버렸으니 눈썹 바위 총각이 나뭇꾼보다 그나마 나은 경우라고 해야 할까.

 

눈썹 바위를 지나 청룡능선에 들어서면 운악산의 하이라이트인 "병풍 바위"가 나타난다.

 

 

 

 

병풍 바위

 

약 1억 5천만 년에서 2억만 년 전에 형성된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서 수직절리가 발달하여 병풍처럼 보인다. 바라보고 있으면 몸 안의 기(氣)가 들끓고 진동한다. 엄청난 포스를 내뿜는 바위다.

 

 

 

 

병풍 바위에도 전설이 있다.


병풍 바위 전설

신라 법흥왕 때 인도승려 마라하미가 운악산을 넘다가 병풍 바위에 다다랐다. 그가 병풍 바위를 기어오르려 하자 정신이 혼미해지고 손발이 어지러워졌다.

재차 기어 올랐으나 병풍 바위가 마치 그를 떠밀어내는 듯 매번 미끄러지고 말았다. 마라하미는 결국 병풍 바위 아래에서 고행을 하다가 죽었다고 한다.

 


쳐다보기만 해도 으스스한데 병풍 바위를 기어오를 생각을 하다니, 공감할 수 없는 전설이었다. 떨어져 죽었을 줄 알았는데 고행을 하다가 죽었다는 건 반전이었다.

 

 

 

 

병풍 바위 전경

 

 

 

 

미륵 바위

 

 

 

 

미륵 바위를 감상하고 난 후 올라야 하는 철제계단

 

 

 

 

바위 틈에 뿌리박은 야생화

 

 

 

 

석(石)과 철(鐵) 사이에 피어났으니 석철화(石鐵花)라는 이름이 좋겠다.

 

 

 

 

운악산 정상

 

높은 나무들이 정상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정상에서의 조망은 열악했다.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바로 하산하였다.

 

 

 

 

남근석(男根石)

 

 

 

 

내려오는 길에 여러 번 발견한 예쁜 야생화

 

 

 

 

코끼리 바위

 

 

 

 

코끼리 바위 근처에서 마주친 다람쥐

 

 

 

 

민영환 바위

 

기울어가는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던 민영환 선생이 이 바위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했다고 한다. 바위 위쪽에 "민영환"이라는 암각서가 있다.

 

민영환
: 1905년에 체결된 을사조약의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 국민을 일깨워 자유독립의 초석이 되고자 같은 해 11월 30일에 자결하였다.

 

 

 

 

무우 폭포인지 백년 폭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십 년이라는 공백기를 끝낸 첫 산행지로서 운악산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정상에서 코끼리 바위를 거쳐 무우 폭포로 내려오는 길은 습한 기운이 강한 음지(陰地)여서 미끄러워 넘어지기 쉽고 날벌레들이 얼굴에 무수히 날아들었지만 눈썹바위·병풍바위·미륵바위를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병풍바위와의 기적 공명(氣的 共鳴)은 짜릿한 경험이었다. 등산 애호가라면 놓쳐서는 안 될 명산(名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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