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에는 두 개의 "솔섬"이 있다. 이번 여행 중에 가본 곳은 하일면 송천리 소재의 솔섬이었다. 1
고성 공룡박물관에서 고성 솔섬은 자동차로 10분 거리이다. 공룡로(77번 국도)와 자란만로(1010번 지방도) 중에 자란만로 쪽으로 이동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해안도로 중 으뜸은 거제도 해안도로라고 생각하는데 고성군 1010번 지방도는 거제도 해안도로가 울고 갈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토목공사로써 육지와 이어졌지만 원래 섬이었으므로 솔섬이라 불리는지 육지와 닿은 부분이 협소하여 마치 섬처럼 보이기에 솔섬이라 불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걸어서 또는 자동차로 솔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
솔섬 안내도
섬 입구에는 수도와 화장실이 있었는데 수도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았고 화장실은 매우 지저분했다. 여러 갈래의 산책로들은 흙길 구간과 나무데크 구간이 혼재되어 있었다.
4월이 되면 섬 전체가 진달래로 붉게 물들어서 일대 장관(一大 壯觀)을 이룬다. 때는 6월이라 강렬한 햇볕과 무더운 바람에 진달래는 모두 지고 없었지만 소나무 그늘이 드리워진 산책로를 거닐며 바다 너머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상쾌함이 차고 넘쳤다.
▲
산책로에서 바라본 풍광.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다에 떠 있는 섬들의 배치가 예술이었다.
▲
산책로 끝에는 야영장 데크가 있고, 데크에는 해변 연결 계단이 있다.
▲
데크 건너편에는 앙증맞은 바위섬 "장여"가 있다. 밀물 때에는 솔섬과 장여 사이의 길이 물에 끊기지만 썰물 때에는 솔섬과 장여 사이의 길이 드러나 오갈 수 있다.
▲
운 좋게 썰물 때를 맞춰서 솔섬과 장여의 사잇길이 드러나 있었다. 장여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데크에서 바라본 귀여운 모습과는 달리 가까이에서 본 장여는 위풍당당했다.
▲
섬 주위를 둘러보는 데에 20분이면 충분하다. 물때가 언제 바뀔 지 몰라 전전긍긍하며 섬 주위를 돌았다.
▲
밀물 때에 물에 잠기는 부분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자연산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
암회색 암석과 황갈색 바위의 층리(層理). 황갈색 바위층은 언뜻 보면 진흙 같다.
▲
상족암 탐방로에서 보았던 연흔(漣痕)이 섬 주위에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상족암 군립공원에서 가까운 작은 섬이라고 하기에 별다른 기대 없이 찾았는데 부담없는 산책로와 훌륭한 구경거리를 모두 갖춘 곳이었다.
상족암 군립공원이나 솔섬에서 특이한 돌을 주워왔다는 블로그가 간혹 눈에 띈다. 그런 유혹에 빠진 적이 있으니 그 심정을 이해는 한다.
행위의 불법 여부는 차치하고 화산과 용암과 공룡이 명멸(明滅)을 거듭하며 빚어낸 태고(太古)의 현장에서 돌 하나 가져가는 것이 본인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만드는지 반성해야 한다.
나 하나쯤 돌 하나 가져가는 게 어때 하고 생각한다면 위험한 인간이고
내 삶이 윤택해졌으니 참견은 집어치우라고 생각한다면 후안무치한 인간이며
아무 생각 없이 그런 건데 잘난 척 따지지 말라고 생각한다면 적반하장식 인간이고
실수였으므로 언젠가 반드시 제자리에 돌려 놓겠다고 생각한다면 올바른 인간일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을 감상할 "권리"와 그 권리를 존중할 "의무"가 동시에 부여된다.
다음 행선지는 "통영 오미사 꿀빵"이었다.
2016/07/08 - [맛집] - 통영 오미사 꿀빵(2015.06): 원조(元組)의 품격
내비게이션에서 "고성 솔섬" 또는 "고성군 하일면 송천리 198번지"를 검색한다.
- 하일면 송천리, 삼산면 삼봉리 [본문으로]
'여행&맛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제도 가조도(2015.06): 옥녀샘을 복원하라! (0) | 2016.07.10 |
---|---|
통영 오미사 꿀빵(2015.06): 원조(元祖)의 품격 (0) | 2016.07.08 |
고성 상족암 군립공원(2015.06):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는 마법의 공간 (0) | 2016.07.08 |
부안 부안댐(2015.05): 변산 골짜기에 감춰진 절경 (0) | 2016.07.08 |
부안 하섬 전망대(2015.05): 용왕이 열어 준 바닷길 (0) | 201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