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경상남도 고성군을 처음 알게 되었다.
여행 전에는 경남 고성군을 여지껏 몰랐다는 게 놀라웠고, 여행 후에는 천혜의 비경을 이제야 알았다는 게 억울했다.
첫 행선지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약 다섯 시간 반 거리의 "상족암 군립공원"이었다. 면적 5106㎢의 상족암 군립공원은 공룡 박물관, 상족암, 공룡 발자국 탐방로, 병풍바위 일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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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박물관 주차장에 주차 후 공룡박물관의 ⑦공룡공원에서 ⑧상족암을 거쳐 ⑨공룡발자국탐방로를 둘러본 후 ⑦공룡공원으로 회귀하였다. 공룡박물관은 주차장보다 고지대에 있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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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공원에는 규화목이 전시되어 있었다.
규화목 (硅化木, Petrified Wood)
완전히 "돌로 변형된" 또는 "돌로 변화하는"이라는 뜻의 돌로서 변형된 목재를 가리킨다. 화학적 변화에 따른 조직변화가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광물화한 식물화석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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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나무인데 표면은 금속처럼 반질반질하고 번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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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정원에는 공룡모형이 스무 개 남짓 있었다. 모형 크기는 실제 공룡과 비슷했고 만듦새는 정교하고 훌륭했다. 모형 앞에는 공룡의 이름과 특징이 적힌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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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마다 배치된 공룡 마스코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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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공룡 조형물. 트리케라톱스(Triceratops)인 것 같았다.
공룡정원에서 상족암으로 가는 방향에 전망대가 있었다. 뜨거운 햇볕과 강렬한 열기에 그냥 지나칠까 하고 생각했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전망대에 올랐더니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천혜의 절경(絶景)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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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덕명리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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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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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바라본 공룡공원
아무리 좋은 경치도 금세 식상해지기 마련이지만 공룡정원 전망대의 풍경은 사람 마음을 앗아가 버린다.
압도적이거나 화려한 풍광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저절로 열리게 하는 따뜻하고 아늑한 기운이 산과 섬과 하늘과 바다에 가득한 낙원(樂園)이었다.
개인적으로 손꼽는 국내 최고의 해안 세 곳 중 하나이다. 이날 여행 중에 나머지 두 곳 중 한 곳을 더 알게 된 것은 기묘한 우연이었다.
전망대를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상족암 군립공원에 배정한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발길을 돌려 상족암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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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족암으로 가려면 두 절벽 사이의 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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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사이로 엿보는 맑고 푸른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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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옆 절벽은 부안의 채석강을 연상시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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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 해변(巖盤 海邊)은 부안의 적벽강을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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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족암 암벽은 시루떡처럼 겹겹이 층을 이루는 모습이 밥상다리처럼 생겼다고 하여 상족(床足)이라고 불린다.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仙女)들이 상족암 동굴 안에서 옥황상제의 의복을 지어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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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절벽 한복판에 뿌리를 내린 한 포기 풀의 놀라운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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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때가 되었는지 파도가 상족암 해변으로 더 깊고 더 거세게 밀려 들어왔다. 공룡발자국탐방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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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발자국탐방로 출발점에서 바라본 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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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에 몸을 내맡기고 탐방로를 유유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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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 끝의 제전마을에 선착장이 있어서인지 탐방로 앞바다를 오가는 고깃배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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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풍경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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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민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여행자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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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를 걷다 보면 공란구조 해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공란구조(恐亂構造, Dinoturbation)
수분을 함유한 퇴적물이 암석화(巖石化)되기 전에 공룡에 의해 지속적·집중적으로 밟힘으로써 암석화된 퇴적물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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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억 년 전에 고성 앞바다를 횡행했던 공룡들이 남긴 발자국이 탐방로 해변 여기저기에 흩뿌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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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로 종착점인 제전마을 선착장 옆에 피어난 연흔
연흔(漣痕, 물결자국)
흐르는 물이나 파도에 의해 퇴적물이 쌓이면서 지층 표면에 형성된 물결모양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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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바라보니 병풍바위가 지척이었다. 병풍바위로 가는 길을 마을주민에게 물었다. 그런 것 모르니 더 묻지 말라는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아늑한 지세(地勢)에 사나운 인심(人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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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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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박물관 앞의 안내판. 순간적으로 방향감각을 상실케 한 문자와 기호의 배치.
상족암 군립공원의 진가(眞價)를 진작 알았더라면 여행을 계획할 때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고 깊었다. 다음 행선지는 "고성 솔섬"이었다.
2016/07/08 - [여행] - 고성 솔섬(2015.06):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큰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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