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나갔다가 잠시 여유가 생겨 창경궁으로 향했다. 흐리고 선선한 날씨여서 문득 걷고 싶어졌다. 3호선 종로3가역 7번 출구 앞의 주변 지도를 살펴보았는데 자동차로는 지나다녔어도 걸어서는 한 번도 다녀보지 않은 지역이었다. 이곳에 와본 외국인보다 이곳 지리를 더 모르는 상황이었다. 창덕궁 방면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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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들은 사람이 지나가도 피하는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뭔가 있을 듯한 골목에 잠시 들어가 봤지만 허름한 건물들이 잇닿아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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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 건너편 〈창덕궁〉 매표소에서 안내원에게 창경궁 가는 길을 물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연결되어 있으니 여기서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면 되는데, 창덕궁을 통하지 않고 일반 도로로 가려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면 된다는 대답이었다. 돌담을 따라 내려가니 공원이 있었고 인도는 막혀 있었다.
공원에서 제초작업을 하시는 아주머니께 길을 물었더니 아까 건넌 횡단보도를 다시 건너서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대답하셨다. 중간에 터널로 된 보도를 지나면 원남동 사거리가 나오고 거기 가면 창경궁이 보일 거라고 덧붙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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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를 다시 건너니 서울돈화문국악당이었다. 국악을 자연음향으로 경험할 수 있는 국악전문공연장이며 작년에 개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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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보행도로가 보였다. 터널 위의 『I·SEOUL·YOU』.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외국인들조차 알쏭달쏭해 하니 대안을 찾아보자는 주장에 눈과 귀를 닫고 이 표어를 사수(死守)하려는 『정신세계』가 궁금할 따름이다. 터널은 꽤 길었다. 내부에서는 화강암과 콘크리트 냄새가 심하게 났다. 환기장치가 없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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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빠져나오니 원남동 사거리였다. 돌담을 따라 걸으니 창경궁 매표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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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 여행주간이라 관람료를 50%나 할인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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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실화냐?" 정상 관람료가 천 원이었다. 500원을 돌려받으니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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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 관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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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문을 지나 옥천교 앞에서 우측으로 돌기 시작했다. 창경궁이 이토록 넓은지 그리고 창경궁에 나무가 이토록 울창한지 예상하지 못했다. 산책로는 한동안 나만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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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추정수령 150년)와 느티나무(추정수령 130년)의 뿌리와 줄기가 뒤엉켜 자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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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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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처럼 생긴 나무가 있어 안내판을 보니 소나무의 일종인 『백송』이었다. 어릴 때에는 푸른빛을 띠다가 나이가 들면 흰 얼룩무늬가 많아진다.
원산지는 중국 북경 부근인데 조선 사신들이 귀국하면서 솔방울을 가져와 심은 것이다. 생장이 느리고 번식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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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당지. 큰 연못과 작은 연못이 연결되어 있다. 춘당지 주변에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벤치에 앉아 담소 중이었고 창경궁의 가을 사진을 찍는 사진사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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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당지의 큰 연못과 작은 연못 사이의 다리를 건너자 우리나라 전통양식과는 다른 석탑이 있었다. 조선 성종 원년(1470년)에 중국에서 제작된 탑이며 1911년 창경궁에 이왕가박물관(李王家博物館)을 세울 때에 상인에게서 구입하여 세운 것이다. 석탑의 전체적인 형태는 공주 마곡사 석탑과 유사하며 라마탑(喇碼搭)을 연상시킨다.
2016/11/28 - [여행&맛집] - 공주 마곡사(2016.11): 춘마곡(春麻谷) 추마곡(秋麻谷)이라 불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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