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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양구 두타연(2015.07): 지뢰밭 한가운데의 관음성지

by AOC 201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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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정말 좋아졌다. 여행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서울 기준 양구·인제·화천으로의 당일 여행은 예전에도 물론 가능했지만 상당한 부담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이제는 큰 부담 없이 이들 지역을 당일로 다녀올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하늘이 바다처럼 파랗던 어느 여름날, 강원도 양구에 다녀왔다. 첫 목적지는 양구 두타연.

 

 

 

 

춘천휴게소

 

서울에서 양구로 가기 위해서는 경춘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경유해야 한다.

 

춘천휴게소는 중앙고속도로에 있다. 이른 아침이라 휴게소는 한산했고 푸드코트는 영업을 막 시작하던 참이었다. 따끈한 우동 한 사발을 먹고 식당을 나섰다. 파란 하늘의 흰 구름이 보기 좋았다.

 

 

 

 

두타연은 휴전선 인근의 자연 연못과 그 일대 계곡을 가리킨다. 내비게이션이 두타연을 인식하지 못할 경우 두타연 갤러리를 찾아가자.

 

 

 

 

두타연갤러리를 지나 1KM쯤 더 가면 이목정 안내소가 있다.

 

 

 

 

이목정 안내소

 

이곳에서 입장료를 내고 위치추적용 태그를 받아야 한다.

 

 

 

 

이목정 안내소에서 두타연까지 자가용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관광객이 많이 몰릴 경우 안내소에 주차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이목정 안내소에서 두타연 관광안내소까지는 약 2KM의 비포장도로이다.

 

 

 

 

두타연 관광안내소

 

관광안내소 옆에는 간이매점이 있다.

 

 

 

 

두타연 관광안내도의 점선 부분이 이날의 관람 코스였다.

 

 

 

 

관광안내소를 둘러싼 산 너머는 북한이라고 한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는 자유와 풍요가, 다른 한쪽에는 폭압과 헐벗음이 존재한다.

 

 

 

 

조각공원으로 가는 길 곳곳에서 지뢰 경고문이 눈에 띄었다.

 

 

 

 

조각공원 설치물 도색작업 중이어서 페인트 냄새가 심하게 났다.

 

 

 

 

M48A2C 전차

 

미국 중형전차 M48A1 패튼의 개량형이다. 

 

 

 

 

M115 8인치 견인포

 

2차세계대전에서는 나치 독일을, 6.25 남침 때에는 북한 인민군과 중국 팔로군을, 안드로메다로 보낸 공포의 곡사포.

 

 

 

 

DeMilitarized Zone(비무장지대)의 머리글자 DMZ를 색다르게 해석한, 강아지 조형물.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지만 대충 넘어가자.

 

 

 

 

잃어버린 신발

 

분단된 우리나라를 신발 한 짝으로 표현했다. 나머지 신발을 찾아와야 하는데, 우리 신발을 갖다 바치자는 묘한 사람들이 있다. 우리 것은 신경 끄고 네 것만 갖다 바치면 안 되겠니?

 

조각공원을 통과하면 두타정 갈래길이 나온다. 왼쪽 길은 생태탐방로로, 오른쪽 길은 관찰데크로 이어진다. 관찰데크로 향했다.

 

 

 

 

두타정에서 바라본 계곡

 

 

 

 

두타연


※ 두타연

1천년 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에서 연유한 이름이며 원시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DMZ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인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의 지류로서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의 하류에 위치한다. 유수량은 많지 않지만 주위 산세가 수려하며 천연기념물인 열목어의 국내 최대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높이 10M의 폭포 아래에 형성된 두타연은 수심이 최대 12M에 달하며 옆에는 3평 정도의 굴이 있다.

 

 

 

※ 두타(頭陀)

깨달음의 길로 가기 위한 고행의 과정인 "닦고 털고 버린다"라는 무소유의 개념으로서 심신을 청정하게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타정 갈림길로 돌아가서 생태탐방로에 접어들었다.

 

 

 

 

생태탐방로 주위는 풀숲이 무성해서 뱀이나 야생동물의 출현이 우려되었지만 호젓하고 반듯한 길이라 걷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생태탐방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징검다리로 내려갔다.

 

 

 

 

징검다리에서 바라본 두타연 관람데크. 이날따라 하늘빛이 예술이었다.

 

 

 

 

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금강산이 나온다.

 

 

 

 

맑고 투명한 계곡물. 손을 담그고 싶었지만 계곡으로 떠내려오는 지뢰가 간혹 있다는 말에 그만두었다.

 

 

 

 

징검다리 끝나는 지점에서

 

 

 

 

징검다리에서 출렁다리까지 가는 길에도 지뢰 경고문이 설치되어 있다.

 

 

 

 

두타교

 

일명 출렁다리. 이름 그대로 엄청 출렁거린다.

 

 

 

 

두타교에서 바라본 계곡

 

 

 

 

다리를 건너고 나면 몸이 둥실둥실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한동안 지속된다.

 

 

 

 

관광객들이 남기고 간 쪽지들

 

 

 

 

통일되면 트레져헌터들의 각축장이 될 듯

 

 

 

 

통나무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사슴 모형들

 

 

 

 

이곳에서 금강산이 정말 가깝긴 가깝구나.

 

 

 

 

아랫쪽에서 바라본 관람데크

 

 

 

 

두타연과 보덕굴

 

※두타연 전설

두타연은 회정선사와 관세음보살의 전설이 깃든 연못이다.

회정선사는 금강산 송라암에서 천일관음기도를 드리며 관세음보살 친견을 간절히 청했다.

천일기도의 999일째 되던 날 밤 회정선사의 꿈에 한 여인이 나타나서 남쪽 양구 땅의 방산 건솔리에 사는 몰골옹이라는 노인을 통해 해명방이라는 어른을 찾으면 관세음보살을 친견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회정선사는 송라암을 떠나 보름 후 양구 땅에 도착하여 몰골옹을 만났고 몰골옹이 일러준 곳으로 가서 해명방 어른을 만났다.

해명방 어른은 회정선사에게 자신의 딸과 부부의 연을 맺도록 권유했고 관세음보살 친견을 위해 일심으로 기도했던 회정선사는 해명방의 딸인 보덕과 부부로 3년 넘게 살며 숯을 팔아 생계를 이어나갔다.

회정선사는 아무리 기다려도 관세음보살의 현신을 마주하지 못하자 두 부녀에게 이별을 고하고 몰골옹을 찾아가 답답함을 털어놓았는데 몰골옹은 그 부녀가 보현보살과 관세음보살이었으며 자신은 문수보살의 화신임을 일깨워주었다.

회정선사가 급히 돌아가보았지만 부녀와 함께 살던 집은 오간데 없었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몰골옹에게 다시 찾아갔으나 몰골옹과 그의 집도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회정이 자신의 우치(愚癡)를 한탄하며 관세음보살을 목놓아 부르자 흰옷의 관세음보살이 허공을 날아 산 중턱으로 그를 인도하였다.

회정이 관세음보살을 쫓아가니 관세음보살은 멀리 사라지고 두건이 벗겨진 관세음보살 형상의 바위만이 서 있었다.

금강산 송라암으로 갔다가 양구로 돌아온 회정이 두타연 바위굴에서 7일7야를 계족정신으로 일관하며 두타행을 하는데 어느 순간 바위굴이 커다란 명경(거울)으로 변하더니 그곳에 보덕과 자신의 모습이 뚜렷이 비쳤다.

이에 회정선사는 보덕과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바위굴인 보덕굴 맞은편에 두타사를 창건하였다.

※ 4대 관음성지: 東 홍련암, 西 보문사, 南 보리암, 北 두타사 보덕굴

 

 

 

 

 

관광안내소로 돌아와 올려다 본 푸른 하늘

 

관광안내도의 점선 부분을 돌아보는 데에 한 시간이면 넉넉했다. 다양한 산책 코스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가용시간과 관람자의 체력에 따라 두타연 일대를 더 오래 자세히 둘러볼 수도 있다.

 

※ 신분증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쪽에 있기 때문에 이목정안내소에서 신분증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신분증 안 가지고 왔는데 한 번만 봐주세요 하는 추태는 삼가하자.

 

※ 이목정안내소와 이목정휴게소

두타연에 가기 위해 내비게이션에 이목정이라고 입력했는데 도착해 보니 강원도 평창이라는 기묘한 경험담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인근에 이목정휴게소가 있다. 포스팅 초반에서 밝혔듯이 두타연 갤러리를 입력하는 게 두타연을 찾아가는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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