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탑산약수온천(2015.03): 우리나라 온천의 패왕

1. 게르마늄 온천

프랑스 남부의 작은 시골 마을 '루르드(Lourdes)'에는 성모 마리아께서 마을 소녀 베르나데트에게 발현하신 '마사비엘 동굴'이 있다.

성모 마리아 발현 이후 마사비엘 동굴에 샘물이 솟아났는데 샘물을 마시거나 샘물로 몸을 씻은 병자들이 완치되는 기적이 잇달아 일어났다.

루르드 의무국은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치유만을 '기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기준에 부합하는 기적만 해도 수십 건이 넘으며, 기준에 못 미치는 기적은 수만 건에 이른다.

루르드 샘물의 성분은 여타 물과 다를 바 없다는 과학자들의 검사 결과에 세간의 관심은 폭증했고 루르드 기적에 대한 명쾌한 과학적 설명은 아직까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이후 연구에서 루르드 샘물이 다량의 '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르마늄만으로 빈사 상태의 환자가 삽시간에 회복되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지만 어쨌든 이 연구 결과로써 게르마늄이 신비의 원소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전북 고창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된 '석정온천'이 있다는 것을 TV에서 알게 되었다. 석정온천의 시설은 좋았지만 수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행 전에 의성에도 게르마늄 온천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밀양 관광지 한두 곳을 더 볼 것인가 의성의 게르마늄 온천을 경험할 것인가? 결국 밀양의 얼음골과 표충사를 뒤로 한 채 의성으로 향했다.

2. 온천장

여행 중에 맛집과 숙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숙소를 선택한다. 샤워로 여독(旅毒)을 씻어내고 촉감 좋은 침구에 몸을 누이는 행복은 미각적 쾌락을 압도한다.

의성 탑산온천의 6층 건물에는 온천탕 · 모텔 · 식당 · 매점 등이 있다. 이곳 모텔에서 숙박을 하면 온천 입장료가 무료였기에 '하룻밤인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색바랜 벽지와 장판지, 뒤틀린 목재 창틀, 오래된 여관방의 퀘퀘한 냄새 때문에 우울해졌다. 장시간 운전 때문에 몹시 피곤해서 금방 잠들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3. 온천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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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 적힌 효능이 사실이라면 루르드 마사비엘 동굴의 기적의 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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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탕 입구

온천탕 내부는 매우 넓다. 의성 탑산약수온천의 토출온도가 25.7도이므로 온탕과 열탕은 온천 원액을 데운 것들이다.

데운다고 해서 게르마늄 등 주요한 성분들이 없어지지는 않지만 탄산 성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의성 탑산약수온천의 진가는 온천 원액으로 채워진 '유황탄산탕'에서 만끽할 수 있다.

유황탄산탕의 수온은 매우 낮기 때문에 우물쭈물하면 발을 물에 담근 채 안절부절못하는 재미있는(?) 모습을 여러 사람 앞에 선보일 수도 있다.

온탕과는 달리 유황탄산탕에서는 유황온천 특유의 삶은 계란 냄새가 강하게 난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온몸에 작은 거품들이 다닥다닥 달라붙으며 피부가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온천욕 후 이틀 동안 온천수의 매끈한 느낌이 지속됐다. 이전까지 국내 최고라고 생각했던 백암온천보다 한 수 위였다.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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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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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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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온천수로 조리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다. 건물 뒷편에는 온천수 급수대가 있고 물통은 1층 매점에서 살 수 있다. 집에 돌아와서 온천수로 밥을 했더니, 밥맛이 고소했고 밥알이 탱글탱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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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에서 바라본 중앙고속도로

강력히 추천하는 온천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시 찾을 생각이다.

상호: 의성 탑산약수온천 │ 주소: 경북 의성군 봉양면 구산리 1635 │ 전화: 054-833-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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