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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맛집

밀양 만어사(2015.03): 이보다 더 신비로운 사찰이 있을까

by AOC 2016.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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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어사 가는 길

 

 

만어산 8부능선[각주:1]에 자리잡은 만어사(萬漁寺)를 자동차로 가려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만어로'에서 마을길을 거쳐 산길을 올라가면 만어사에 도착하게 되는데 만어로는 왕복 2차선 지방도로이므로 차량 운행에 아무 문제가 없고 마을길은 비좁긴 해도 두 대의 차량이 조심조심 비껴갈 만하다.

 

문제는 산길인데, 자동차 한 대 지나기에도 버거운 100여 미터의 소로(小路) 구간이 산길 중간에 있다. 산길을 오르고 내리는 두 대의 자동차가 소로에서 마주치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소로의 폭이 너무 좁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양보를 위해 후진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마주친 두 차량을 뒤따르는 차가 있는 경우에는 후진조차 불가능해진다.

 

연휴나 석가탄신일에는 만어사 산길에서 아비규환이 벌어질 듯한데 그렇다고해서 산 아래에 주차하고 만어사까지 걸어 올라가기에는 길이 너무 멀다.

 

뚜렷한 해결방법은 없다. 스트레스 없이 만어사에 오르내리려면 행운이 필요하다.

 

 

 

 

2. 만어사 유래

 

먼 옛날, 옥지(玉池)>[각주:2]의 독룡(毒龍)이 만어산의 나찰녀(羅刹女)[각주:3] 다섯 자매와 사귀었다.

 

독룡과 나찰녀 자매들이 어울려 서로 희롱하며 노닐 때마다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내리치며 폭우가 쏟아지고 맹독이 사방에 자욱하여 이 지역을 다스리던 가락국 수로왕의 근심이 컸다. 자신의 주술로써 독룡과 나찰녀를 다스리지 못한 수로왕은 부처님께 자비를 청했다.

 

부처님은 여섯 비구(比邱)와 1만의 천인(天人)으로 독룡과 나찰녀를 제압하셨다. 나찰녀들이 부처님께 오계(五戒)를 받아 천재지변이 멈추자 부처님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수로왕이 창건한 절이 만어사이다.

 

 

 

 

3. 만어사 경석

 

 

동해 용왕의 아들은 자신의 생명이 다해감을 깨달았다. 정든 바다를 떠나 낙동강 건너편 무척산(無隻山)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의 뒤를 수많은 물고기들이 비통해하며 뒤따랐다.

 

무척산의 신승(神僧)[각주:4]이 동해 용왕의 아들에게 말했다.

 

그대가 발걸음을 멈추는 곳이 그대의 영원한 거처가 될 것이오.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자의 영원한 거처가 무엇이겠는가. 동해 용왕의 아들은 북쪽으로 발길을 돌려 만어산에 이르렀다. 독룡과 나찰녀 다섯 자매를 교화하신 부처님의 공덕이 깃든 영산(靈山)임을 그는 직감했다.

 

짙푸른 동해를 그리워하며 하늘을 우러러 깊은 한숨을 내쉬자 그의 몸이 거대한 바위로 서서히 바뀌었다.

 

동해 깊은 곳에서 만어산까지 주군의 고달픈 여정을 보필해 온 수많은 물고기들도 바위가 되어버린 주군을 따라 경석(磬石)으로 변하여 지고지순한 충성심을 지금까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골짜기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가득하다. 이중에서 몇몇 바위를 두드리면 맑은 종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경석(磬石)이라 불린다.

 

 

 

 

물개 모양의 바위

 

 

 

 

낙서의 욕망을 참지 못한 속세의 인간들이 새겨 놓은 흔적

 

 

 

 

4. 만어사 소원 돌

 

대웅전 앞에는 보물 제466호 '만어사 삼층석탑'과 '만어약수'가 있다.

 

만어사 삼층석탑

기단부는 고려시대 석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층기단으로, 기단이나 몸돌은 비교적 완전하지만 상륜부는 없어졌다. 신라시대 석탑보다 조형미는 떨어지나 균형미와 비례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만어약수

 

 

 

 

만어사 삼층석탑 맞은편에는 소원성취를 알려주는 돌이 있다.

 

소원을 빌고 돌을 들었을 때에 돌이 들리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돌이 들리지 않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5. 만어사 미륵바위

 

미륵바위로 화한 동해 용왕의 아들은 미륵전(彌勒殿)에서 영원한 잠에 빠져있다. 높이 5미터의 미륵바위는 구슬픈 전설과 함께 기묘한 미스터리를 품고 있다.

 

 

 

 

만어사 미륵바위의 신비한 현상

1. 매년 0.3cm 가량 바위가 자라나고 있다.

2. 국가에 중대사가 일어날 때마다 땀을 흘린다.

3. 바위 수직면에 동전이 달라붙는다.

 

 

 

 

삼국유사에는 미륵바위를 멀리서 보면 부처 형상이 보였다가 가까이 가면 사라진다고 적혀있다.

 

 

 

 

미륵전에서 미륵바위를 올려다보니 평화롭게 잠든 얼굴이 보이는 것 같았다.

 

 

 

 

얼굴 부분을 클로즈업하였다. 평온히 잠든 동해 용왕 아들의 얼굴인 듯 싶었다. 반가사유상의 얼굴이 연상되었다.

 

 

 

 

미륵전 뒤편에 미륵바위의 뒷부분이 비죽 나와 있었다.

 

 

 

 

미륵바위에 동전을 붙여 보았다. 정말 붙었다! 바위의 굴곡에 동전을 걸친 것도 아니었고 바위의 표면에 동전을 꾹 눌러 붙인 것도 아니었다. 직접 보면 알겠지만 그런 방식으로 동전을 붙일 수 있는 경사가 아니다. 동전의 재질은 구리이므로 바위의 자성(磁性) 여부는 논외이다.

 

 

 

 

미륵전 뒷산의 노송이 인상적이었다.

 

 

 

 

미륵전 뒤쪽의 돌로 화한 물고기들

 

 

 

 

미륵전 앞 동백나무에 동백꽃이 탐스럽게 열렸다.

 

 

 

 

산 정상에서 쏟아져 내린 암석들의 군집은 일대 장관이었다. 이 작은 사찰이 이토록 많은 신비와 전설을 품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1. 해발 674미터 [본문으로]
  2. 現 경남 양산시 [본문으로]
  3.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여자 귀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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