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103호. 지정사유 노거수. 법주사(法住寺) 소유. 수령은 600년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높이 16.5m, 가슴 높이의 줄기 둘레 5.3m이다. 이 나무가 차지한 면적은 1,158.3㎡다.
정이품송(正二品松)은 속리산 법주사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정이품송 보호펜스 둘레에는 주차면이 넉넉히 마련되어 있다. 주차비는 무료다.
조선 세조가 가마(輦)를 타고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였다. 세조가 문득 앞을 쳐다보니 타고 있던 가마(輦)가 소나무 아랫가지에 걸리기 일보직전이었다. "연(輦)걸린다" 하고 세조가 외쳤을 때에 가마꾼들은 가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로 경을 치게 될 두려움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그런데 소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올려 어가(御駕)는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가마꾼들은 외쳤을 것이다. "이거 실화냐!"
세조는 소나무의 충심(忠心)을 갸륵히 여겨 정2품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소나무는 "정이품송" 또는 "연 걸이 소나무"로 불려왔다. 다른 설화에 따르면 세조가 이 소나무의 송진을 먹고 만성 피부병을 고쳤다고도 한다.
정2품에 해당하는 관직은 판사(장관급)·판윤(시장급)·대제학(장관급)·도총관(사령관급) 등이다. 나무에게 정2품 관직을 제수한다는 건 왕의 정신건강상태를 의심케 할만한 일인데, "조선왕조실록" 등의 정사(正史)에는 이런 사실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 이 설화의 기원이나 변형과정은 알 방법이 없지만 정이품송의 당당한 자태를 보면 당시 사람들이 이 소나무를 두고 왜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공감할 만하다.
밑부분에 외과수술(外科手術)의 흔적이 남아 있으나 아직도 수세가 싱싱하고 수형(樹形)은 우산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답다. 1982년부터 10여년 동안 높이 18m에 이르는 8각주형의 대규모 방충망을 설치하여 이 지역에 피해를 준 솔잎혹파리로부터 보호하기도 했다.
나무 둘레에는 펜스가 쳐 있다. 잘 한 일이라고 본다. 휴식과 기록을 즐기는 사람들이 소나무 그늘 아래에 돗자리를 펴놓고 삼겹살을 구우며 나무 줄기에 이름을 새길 공산이 크다. 펜스로 인해 가까이에서 볼 순 없지만 오래오래 볼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주소: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 17-3
문의: 043-542-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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